거래실종, 하우스푸어 등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 속 경매시장은 반대로 활황을 맞았다. 처분에 어려움을 겪거나 이자를 내지 못한 물건들이 대거 법원경매로 유입되며, 경매의 대중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24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들어 23일까지 경매시장으로 들어온 낙찰가 총액은 17조13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말 기준 낙찰가 총액 15조1247억원보다 13.3% 증가한 금액으로, 이 회사가 통계를 산출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지금까지 경매시장의 연간 규모는 15조원 정도로 인식돼 있으며, 기존 최고액은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의 16조7200억원이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으로 유입된 금액이 많았다. 아파트 낙찰가 총액은 단일연도 기준 사상 최고액인 3조618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3조523억원에 견줘 18.5% 늘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담보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경매 청구된 물건이 늘면서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매에 처음 나온 물건 수를 의미하는 아파트 신건 수 역시 역대 최고인 1만4157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낙찰된 물건도 1만2403건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고, 입찰자 수 역시 작년보다 51.8% 늘면서 최대치인 8만376명을 기록했다.
한편, 올해는 3년 연속 감소했던 전국 법원의 경매진행 누적횟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국 법원의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2009년 33만7000여 회를 기록한 이래 2012년 26만6000여 회까지 줄었다가 올 들어 27만6996회로 증가했다.
정대홍 팀장은 "법원경매가 부동산 구입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내년 경매시장은 올해보다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