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세임대주택 사업으로 발생하는 부채를 주택기금에 양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전세임대주택 사업 과정에서 LH 앞으로 쌓이게 된 4조6000억원의 부채를 국민주택기금에 채권양도 형태로 넘기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전세임대주택 사업은 일정 기준의 저소득층이 본인이 거주하고 싶은 전세주택을 구해오면 LH가 집주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해당 저소득층에게 주변 시세보다 싼 값에 재임대하는 것이다.
LH는 정부 대신 매년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전세 임대보증금을 국민주택기금에서 대출 받는 형태로 조달하고 있다. 빌린 기금의 대출 이자는 세입자로부터 받는 연 4% 수준의 임대료로 충당할 수 있지만 보증금 자체가 LH 부채로 잡히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금까지 LH의 전세 임대보증금 채권을 모두 기금에 양도하고, LH의 기금 채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보증금 부채 총 4억6000억원 중 올해 2조4000억원의 채권을 우선 양도한 뒤 내년에 나머지 2조2천억원을 넘기기로 했다.
LH 관계자는 "이 경우 금융부채 비율이 현행 351%에서 345%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또 앞으로 전세임대주택 사업은 LH가 정부 대신 직접 국민주택기금을 이용해 세입자에게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지난해 말 LH를 국민주택기금 수탁기관으로 공식 지정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임대주택은 정부 위탁사업으로 기금에서 직접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며 LH가 불필요하게 중간에 기금으로부터 대출을 받도록 해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이유가 없다"며 "공공기관 부채 증가속도를 늦추기 위해 과거 다소 불합리했던 절차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