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이 14주 만에 반등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재건축 주도로 3주 연속 상승하는 등 연초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오름세가 뚜렷하다. 작년 말 저가매물이 소진된 데다,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하지만 껑충 뛰어 버린 호가를 매수세가 쫓아오지 못하면서 거래 상황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반해 전세시장은 확실한 상승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난에 지쳐 일부 매매로 돌아서는 세입자들도 있지만 여전히 전세를 찾는 발길이 많다. 특히 기존 세입자들의 재계약으로 신규 매물 출시가 적은 탓에 강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03%를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송파·도봉구가 0.08%로 상승을 견인했고, ▲관악구(0.05%) ▲강동구(0.02%) ▲노원·동작·서대문·성북·영등포(0.01%) 순으로 올랐다.
상승폭이 가장 컸던 강남3구에서는 재건축아파트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주공1·2단지의 문의 전화가 소폭 늘어난 가운데 500만~1500만원 뛰었다. 다만 오른 가격과 매수자 희망 가격과의 차이가 있어 거래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서초구는 반포동 주공1단지, 잠원동 한신6차 등의 시세가 500만~2500만원 상향조정됐다. 이 중 주공1단지는 재건축 조합원이 면적에 따라 2주택을 분양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되면서 사업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송파구는 잠실동 주공5단지, 가락동 가락시영1·2차가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매물은 그보다 더 적어 가격이 올랐다.
이밖에 신도시(0.02%)에서는 산본이 0.06%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분당·일산·동탄(0.02%) ▲평촌·중동(0.01%) 순으로 상승장을 연출했다.
또 14주 만에 0.01% 상승 전환된 수도권에서는 ▲광명·시흥·의정부(0.02%) ▲인천·고양·부천·안산·용인(0.01%)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 위주로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가 소폭 상향조정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74주 연속 올라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0.15% 상승했다. 양천구가 한 주 사이 무려 0.55%나 뛰었으며, ▲광진·동대문구(0.30%) ▲강서구(0.27%) ▲관악·종로구 ▲동작구(0.24%) ▲마포구(0.22%) 등 대부분의 지역이 오름세를 이었다.
이 중 양천구는 전세매물이 워낙 부족한 상황에서 학군수요가 더해지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시가지1단지를 비롯해 6단지, 13단지 등의 전셋값이 1000만~3000만원씩 상승했다.
신도시(0.02) 역시 전세물건 부족으로 분당(0.03%)을 필두로 평촌·중동·동탄이 0.02%, 일산·산본이 0.01%씩 올랐다. 수도권(0.01%)은 ▲용인(0.03%) ▲고양··수원·시흥·안양·의정부·인천·파주(0.02%) 순으로 상향조정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본부장은 "사업 속도가 빠른 강남 재건축과 중소형면적 위주로 국지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새해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며 "다만 수요자들의 심리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아 전반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세시장은 설 이후에도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연휴가 지나면 대기업 인사로 인한 이동수요와 신혼부부 수요 등이 가세하지만 재계약, 월세전환 등으로 출시되는 전세 매물이 많지 않아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이 계속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