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블록명에 붙은 숫자만 보면 행정구역이 나와요. 1은 송파, 2는 성남, 3은 하남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평균 분양권 프리미엄도 1은 가장 높은 4000만~5000만원, 2는 그보다 낮은 2000만~3000만원, 3은 1000만원 이하로 나뉘고 있습니다"(위례신도시 인근 H부동산 관계자)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내 입지에 따라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나뉘고 있다. '위례'라면 모두 인기가 많을 것 같지만 수천만원의 웃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하는 단지가 있는 반면, 50% 이하의 저조한 계약률 탓에 속앓이를 하는 아파트도 있는 실정이다.
현재 송파권역 내 위치한 단지들이 찾는 사람도 많고, 프리미엄도 높다. 특히 작년 하반기 중심상업지인 트랜짓몰 안에 공급된 ▲힐스테이트(C1-1블록) ▲아이파크1차(C1-3블록) ▲아이파크2차(C1-2블록) ▲더샵(C1-4블록) 등은 웃돈이 5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대우건설이 2012년 A1-7블록에서 분양한 '송파 푸르지오'도 마찬가지. 층이나 향이 나쁘거나 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 프리미엄 2000만원짜리 물건이 나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4000만~50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인근 W부동산 실장은 "송파 푸르지오의 경우 계약금 비율이 20%로 다른 단지들(10%)보다 높고, 입주도 내년 1월로 빠른 편"이라며 "자금 마련 부담 때문에 최근 찾는 사람들이 줄면서 웃돈이 다소 빠졌지만 좋은 물건은 4000만원 이상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파를 벗어나 성남과 하남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위례에서 유일하게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부영 사랑으로'(A2-10블록)가 성남에, 아직 미분양 상태인 '센트럴 푸르지오'(A2-9블록)과 '그린파크 푸르지오'(A3-9블록)는 각각 성남과 하남에 속해 있다.
또 지금은 계약이 마감됐지만 작년 5월 분양 당시 3순위에서 1.63대 1을 기록하며 초기 저조한 계약률을 보였던 '엠코타운 플로리체'(A3-7블록)도 하남에 위치했다. 청약 성적이 이렇데 보니 웃돈도 비교적 낮게 형성된 상태다.
계약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부영 사랑으로'의 경우 프리미엄 자체가 없고, '그린파크 푸르지오'는 골프장 조망권을 갖춘 세대에 한해 2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있다. '엠코타운 플로리체'도 2000만~3000만원이면 거래가 가능하다.
물론, 삼성물산이 A2-5블록에서 선보인 '래미안 위례'처럼 성남에 위치했어도 물건이 없어 거래가 안 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단지도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경우 공원과 천 조망이 가능한 데다, '래미안'이라는 브랜드가 높은 프리미엄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일명 떴다방으로 불리는 이동식 중개업자는 "래미안 위례가 특이한 케이스이고, 위례에서는 1순위는 송파, 2순위는 성남, 3순위는 하남"이라며 "모든 교통·편의시설이 송파로 연결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학교 통학 문제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향후 성남이나 하남 학교로 배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에 송파를 특히 선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근 H부동산 관계자도 "개발이 완료되면 송파든 성남·하남이든 위례신도시일 뿐이지만 이왕이면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송파에서 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신도시 안에서도 블록에 붙은 숫자 순대로 선호도, 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