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형제 사이인 반도건설과 IS동서가 서로 다른 사내 문화를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두 회사 모두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 건설사지만 반도건설은 비교적 보수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반면, IS동서는 그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은 IS동서 권혁운 회장의 친형이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이들 형제는 8남매 중 각각 일곱째와 막내로 태어났다. 같은 업계에서 2·3세 경영인이 아닌, 오너가 형제 사이이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권씨 형제는 경남·부산지역 업체를 전국구로 키운 것은 물론, 어려운 건설경기 속에서도 꾸준한 시공순위 상승을 이루는 등 비슷한 행보를 보여 왔다. 하지만 두 회사의 문화나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직원들의 활약상 부분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전언이다. 반도건설에는 현재 디자인팀장 1명을 제외하고는 팀장급 이상 여직원이 전혀 없다. 1명뿐인 여자 팀장마저 권홍사 회장의 둘째 딸인 권보영 팀장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여직원 중에서는 과장급이 몇몇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이라는 특성상 여직원 비율이 낮기도 하지만 반도건설이 보수적이라 여자들이 승진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반해 IS동서는 권혁운 회장의 장녀인 권지혜 마케팅실장(상무) 외에도 여자 임원과 팀장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또 IS동서의 계열사이자 권 상무가 대표가 있는 삼홍테크의 경우에는 국내외 영업은 물론, 관리·설계 등 다양한 부서에 여성들이 포진해 있다.
IS동서 관계자는 "성별 관계없이 3-4-4-4에 따라 사원, 대리, 과장, 부장 등의 과정을 거친다"며 "아무래도 여성 임원이 있다 보니 여직원에 대한 선입견 없이 능력에 따른 자유로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건설업종이라도 두 회사가 하는 일이 다른 만큼, 여직원의 활약상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반도건설은 건축·토목·주택·해외사업 등을 주로 하지만 IS동서는 시행·시공 외 건설자재 제조까지 맡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IS동서 매출에서 건설업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51.4%로 절반 수준이다. 요업(19.2%), 콘크리트(15.6%) 등 자재 부분이 30%를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건설업을 하고 있지만 반도건설은 IS동서에 비해 현장 위주의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여직원 수요가 많지 않고, 자연스럽게 승진하는 여직원 수도 적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