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발표된 4·1대책과 8·28대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및 거래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주거안정이라는 대책의 목표와는 달리, 고소득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은 강남3구에 수혜가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개별단지 거래사례를 분석한 결과, 2013년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6만3843건, 총 거래액은 약 28조원으로 나타났다. 2012년과 비교해 거래량은 2만3110건(56.8%), 거래액은 약 10조원(55.1%) 증가했다.
◆거래량 10위권 내 6개가 송파·강남 집중
거래건수는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에서 6830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송파구(4699건)와 강남구(4391가구)가 각각 2위와 3위로 뒤를 이었다.
다만, 개별 단지별 거래량은 송파구와 강남구에서 두드러졌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가 작년 한 해 341건 거래되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잠실동 엘스(284건), 리센츠(273건) 순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가락동 시영1차(272건), 대치동 은마(226건), 개포동 주공1단지(197건) 등도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이들 단지 대부분 규모가 커 상대적으로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거래회전율(재고량 대비 거래건수) 자체도 서울 평균 4.3%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로도 거래가 많았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작년 기준 이들 아파트의 회전율은 ▲파크리오 5.0% ▲엘스 5.0% ▲리센츠 4.9% ▲가락시영1차 7.6% ▲대치은마 5.1%에 이른다. 개포주공1단지만 3.9%로 평균을 밑돈다.
◆강남3구에서 총 거래액의 3분의 1 차지
작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총 거래액 약 28조원 중 8조9854억원이 강남3구에서 소화됐다. 모두 25개 구로 이뤄진 서울에서 불과 3개 구가 전체 거래액의 3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가 3조6633억원으로 거래액이 가장 컸고, 그 뒤를 송파구(2조9988억원), 서초구(2조3243억원)가 이었다.
평균 거래가격이 가장 높은 곳도 강남구로 8억3428만원을 기록했다. 서초구(8억1527만원)가 2012년보다 한 계단 내려와 2위에 랭크됐고, 용산구(6억6942만원)와 송파구(6억381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와 비강남지역을 구분해 가격을 살펴보면, 강남3구는 평균 거래가격이 7억5257만원, 중위 거래가격이 6억8250만원으로 7007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강남3구 내 고가 아파트 거래가 다수 이뤄지며, 평균 거래가격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이에 반해 비강남지역의 평균 거래가격은 3억6817만원, 중위 거래가격은 3억3200만원으로 3617만원 차이에 그쳤다.
김근옥 부동산플래너 팀장은 "지난해 양도세 5년간 한시적 감면에 매매가 6억원 이하뿐 아니라 전용면적 85㎡ 이하까지 포함되면서 강남3구에서 고가의 중소형주택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강남3구를 제외하면 소형의 저가 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