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 결의 취소 판결이 내려지면서 재건축시장의 위축이 예상된다. 그렇지 않아도 재건축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다가 최근 들어 부쩍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등을 돌리며 약세를 보이던 터였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대법원3부가 가락시영 재건축 결의에 하자가 있으므로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이 아파트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락시영아파트는 지난 2003년 조합이 설립됐지만 조합원간 갈등,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10년 넘게 사업이 지연됐던 곳이다. 그러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른 재건축시장 회복과 함께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올 들어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예상보다 최대 1억원 이상 증가한 추가분담금이 발표되면서 다시 거래가 끊기고 호가도 빠졌다.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안 그래도 추가분담금 때문에 매물이 늘면서 3000만원까지 가격에 내렸는데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며 "요즘말로 멘붕에 빠진 조합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S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판결로 사업이 얼마나 지연되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 가장 문제가 추가분담금인데, 일정이 뒤로 밀릴수록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추가분담금 해결은커녕 오히려 조합원 부담금이 더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가락시영아파트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재건축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이미 지난 3월 셋째 주 10주 만에 -0.09% 하락세로 전환한 뒤 주간 -0.13%, -0.12%씩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최근 재건축시장의 약세는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추격 매수세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가락시영 사례에서도 보듯이 재개발 외 재건축에서도 추가분담금 폭탄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학습하게 되면서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