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건설사의 무덤'으로 불리던 수도권 서남지역이 잇단 개발 호재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곳은 김포한강신도시, 인천 3대 경제자유구역 등의 조성으로 인구는 증가했지만 기반시설 부족 및 자족기능 결여로 판교·동탄 등 남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서남부에서 진행되던 개발 사업들이 잇달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김포도시철도가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김포 지하철 시대의 막이 올랐고, 시흥 배곧신도시와 송도국제도시, 마곡지구 등에는 각종 기업 및 기관이 들어선다.
이 중 시흥 배곧신도시의 서울대와 500병상 규모의 서울대학병원 유치 확장은 최대어급 호재로 꼽힌다. 배곧신도시는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도시를 개발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라가 시흥시와 지역특성화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는 포스코건설이 아파트 분양 후 그 수익금으로 송도의 기반시설을 조성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한라는 시흥시 및 참여기업 브랜드를 알리는 문화관인 '배곧누리'를 지난달 28일 개관하고 본격 홍보에 나선 상태다.
김포한강신도시는 미분양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줄면서 상업시설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한강물을 끌어다 김포대수로변에 조성할 수변상업지구 '라베니체'가 눈길을 끈다. 신도시의 주요 개발개념인 '수로도시'를 대표하는 독창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인천경제자유구역도 기업 이주 러시 및 복합단지 개발로 모처럼 분위기가 좋다. 경제자유구역 중에서도 송도의 경우 롯데와 이랜드에 이어 현대까지 대형 복합쇼핑몰 조성에 뛰어 들면서 유통대전이 펼쳐지게 됐다.
서울 마곡지구에는 지금까지 LG사이언스파크(LG그룹 11개사), 롯데, 대우조선해양, 이랜드 등을 비롯해 31개 대기업과 24개 중소기업이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이화의료원과 이화여대의대도 2017년 들어올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마곡지구는 향후 상주인구 4만 명, 유동인구 40만 명에 이르는 초대형 업무지구로 자리 잡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서부지역의 경우 개발 속도가 더뎌 베드타운화 되다보니 수요자들의 관심이 덜 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각종 개발이 본격화되고 자족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면서 재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