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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화제의 책] '딸은 딸이다'-엄마와 딸, 친밀하기에 더 잔인한 관계



◆딸은 딸이다

애거사 크리스티/포레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흔치 않다. 하지만 크리스티가 추리소설이 아닌 작품을 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크리스티는 1930년부터 1956년까지 '매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여자의 삶과 사랑의 잔인함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소설을 썼다. 이 작품들을 통해 인간이자 여성으로서의 크리스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매리 웨스트매콧의 다섯 번째 작품 '딸은 딸이다'는 젊어서 남편과 사별한 앤 프렌티스와 딸 세라가 겪는 충돌과 그 과정 속에서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앤은 세라가 여행을 떠난 사이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앤은 세라가 축복해줄 거라 믿고 조심스럽게 재혼 소식을 알리지만 세라의 맹렬한 반대로 자신의 사랑과 행복을 포기하고 세라를 선택한다.

이후 앤은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을 느끼는 불행한 여자로 변해가고 딸에 대한 마음에도 급속히 냉기가 드리운다. 완전히 밀착했던 모녀의 삶은 서로에 대한 불가피한 희생을 인해 점점 더 황폐해져간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완전히 멀어진 두 모녀는 강하게 충돌하고 만다.

이 책은 모녀의 관계와 심리를 집요하게 분석해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일으킨다. 모녀의 관계는 혈연관계 중에서도 매우 특별하다. 가족 구성원 중 모녀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사이는 없다. 혈연이기 때문에 생기는 본능적인 정뿐만 아니라 같은 여성으로서의 공감과 연대, 사랑과 연민을 느끼기 마련이고 친밀한 만큼 더 시기하고 원망하는 등 다양한 감정을 공유한다.

엄마라는 이유로, 딸이라는 이유로 서로에게 당연하게 요구하는 것들, 그리고 그로 인한 희생과 상처는 여성의 삶을 평생 따라다닌다. 결혼 후에는 완전히 독립하는 아들과 달리 딸은 평생 어머니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모녀는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가졌든 평생 감정적으로 이어져있고 늘 서로를 사랑하고 연민하고 증오하고 이해한다. 그렇기에 딸은 영원히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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