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청약통장을 꺼내든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건설이 지난 16일 문을 연 '미사강변 더샵 리버포레' 견본주택을 찾아 분양 상담을 받고 있는 방문객들의 모습/포스코건설 제공
하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 물량이 풀린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7월 이후 전국적으로 200개 단지, 15만1870가구의 새 아파트가 분양된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8% 증가한 것으로, 이 회사가 분양 물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다.
이처럼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오랫동안 묵혀뒀던 장롱 속 청약통장을 만지작거리는 수요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에 부담을 느끼던 차에 목 좋은 곳에서 알짜 물량이 쏟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특히 신규분양 아파트의 경우 한 번에 목돈이 들어가는 기존 아파트와는 달리, 2년여간 여러 차례에 걸쳐 돈을 나눠낼 수 있다. 또 중도금 대출을 활용하면 입주 때까지 계약금 외에는 자금이 거의 들지 않아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통한다.
하지만 막상 분양을 받고 싶어도 어디에 청약을 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파트를 청약하려는 목적이 시세 차익에 있는지, 실거주에 있는지를 가장 먼저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거주할 내 집 마련이 목적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시세 차익을 원한다면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고, 지역이나 상승폭 등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시세 차익을 위해 접근했다 부담만 떠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라도 하우스푸어가 되고 싶지 않다면 자금여력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3.3㎡당 최소 1500만원 내외의 자금이 소요된다. 수도권은 동탄2신도시, 김포, 시흥 배곧신도시 등은 서울 전셋값 수준인 1000만원 전후로 접근 가능하고, 미사강변도시는 1300만원 안팎에 들어간다.
분양가와 생활권 등을 고려해 분양받을 지역의 범위까지 좁혔다면 국지적인 개발호재 및 시장상황을 살펴보자. 최근 시흥 배곧신도시는 서울대와 서울대학병원 유치에 성공하며 앞서 분양된 단지들이 완판된 바 있고, 김포도 김포도시철도 착공으로 미분양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분양받고자 하는 지역의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청약할 아파트의 분양가가 합리적인지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 서비스를 활용해 해당 지역에서 가장 최근에 입주한 아파트가 얼마에 계약됐는지 확인하고, 비교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소한 분양가가 실거래가와 비슷하게만 책정되도 입주년도의 차이를 감안할 때 손해 볼 우려는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청약 단지의 시공사 재무사정이나 커뮤니티, 마감재 등도 미리 체크해두는 게 좋다. 20가구 이상의 아파트는 대부분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서라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시공사 부도 시에는 입주 지연이나 별도계약금을 떼일 수 있는 만큼, 주의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