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태가 21일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KBS 양대 노조는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길환영 KBS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사내 방송 특별 담화에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선동에는 결코 사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재차 밝혔다. KBS 사태의 장기화가 예고된다.
길 사장은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대해 "불법파업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정상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때가 되면 기쁜 마음으로 물러나겠다. 하지만 절대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선동이나 파업에 타협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단호한 입장 표명으로 KBS기자협회와 양대 노조의 투쟁 수위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청와대와 사장의 보도·인사 개입 논란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로 현재 KBS 간부 242명이 보직 사퇴를 했으며 뉴스 앵커 14명과 특파원 24명도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이로써 '뉴스9'을 비롯한 KBS의 모든 뉴스 프로그램이 정규 방송 시간의 3분의 1에서 4분의 1로 대폭 축소된 채 사흘째 파행 방송을 하고 있다.
KBS PD 협회도 이미 제작거부를 결의한 상황이며 교양국, 예능국, 드라마국 등 프로그램 제작국 팀장들도 대부분 보직을 사퇴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뉴스 외 다른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도 차질이 빚어질 위기다.
KBS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 KBS 신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제출한 길 사장 해임제청안 상정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길 사장은 20일 오후 KBS 여당 추천 이사들이 모인 비공개 간담회에 출석해 본인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S 양대 노조의 총파업 찬반 투표는 KBS 노동조합(1노조)이 27일까지 닷새간(휴일 제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23일까지 각각 진행한다. KBS기자협회는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뉴스 앵커들을 중심으로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