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추성훈·추사랑/KBS 제공
안방의 스테디셀러인 육아 예능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육아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MBC '아빠! 어디가?'는 윤후·성준 등의 꼬마 스타를 배출하며 방송가를 주름잡았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와 SBS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는 아류 논란을 겪으면서도 소폭의 차별화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류 논란에도 육아 예능이 재생산되는 배경을 "새로운 캐릭터를 지닌 '어떤 아이'를 보고 싶은 대중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 프로그램들은 방송을 거듭할 수록 불분명한 콘셉트로 정체성 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슈퍼맨'은 출연진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자주 담아낸다. 특히 제주도 여행 편에선 출연 자녀들의 엄마까지 합류해 가족판 '아빠!어디가?'를 떠오르게 했다. 이는 출연자 간 친목 도모와 반복이 주는 무료함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소재는 "여행 같은 일회성 설정이 아닌 일상을 담고 있다"고 '아빠!어디가?'와의 차별 점을 강조한 강봉규 PD의 말을 무색하게 한다.
'오마베'의 경우 SBS '자기야-백년 손님'(이하 '자기야')과 '슈퍼맨'을 떠오르게 한다. '자기야'는 장서 및 부부간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오마베'에 출연하는 부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재가 부부인지 육아인지 불분명해지고 있다.
올 3월부터 수요일로 시간대를 옮긴 이 프로그램은 방송 초기 황혼의 육아를 내세우며 개성 있는 육아 예능임을 표방했다. '슈퍼맨'과의 가장 큰 차이였다. 그러나 현재 '오마베'에선 손자를 돌보는 조부모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대신 젊은 부부들과 그 자녀로 구성된 네 가족의 생활만 보여질 뿐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육아 예능이 부부와 아이를 포함한 출연진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점차 모호해 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