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 개선사업 국제 경쟁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원자력 기술수출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네덜란드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델프트 공대 연구로 출력증강 및 냉중성자 설비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에서 현재 운영 중인 연구로의 열출력 증강(2→3MW)을 위한 시설개조 및 냉중성자 연구설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2017년 말 완료 예정이다. 계약금액은 약 1900만 유로(약 26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제 입찰은 우리나라 컨소시엄이 글로벌 원자력 기업인 AREVA(프랑스)와 NUKEM(독일)-NIEKET(러시아) 컨소시엄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성공한 것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프랑스 ILL, 독일 FRM-2 등 세계 최고 성능의 연구로가 존재하는 유럽지역에 국산 연구로 기술 수출에 성공한 것으로, 국내 원자력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한 셈이다.
우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데는 국내 하나로연구로 자력설계·운영, 수출형 신형 연구로 건설추진 과정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과 UAE 원전 및 요르단 연구로 건설 사업 수주 등으로 입증된 국내 산업계의 높은 기술력이 꼽힌다.
실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995년 하나로 가동을 시작한 이래 연구로 주요시설 설계연구, 중성자 이용연구 등 기초·응용연구, 방사성동위원소 등 의료제품 생산 등 연구로 관련 기술력을 쌓아 왔다.
또 컨소시엄의 한 축인 현대건설은 1972년 우리나라 첫 번째 원전 '고리 1호기'를 필두로 지난 40여 년간 원자력산업 전 분야를 최초로 수행하며 원전 수출국 진입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원자력 기술을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 원전 발전기 및 주전력계통 개선, 증기발생기교체 사업,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유리화설비 설계 등을 꾸준히 수행해오고 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 수주로 유럽 원자력 기술 수출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며 "네덜란드 측의 예산확보 어려움으로 잠정 중단됐으나 향후 국제입찰 예정인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 입찰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밝혔다.
무엇보다 국가 원자력 브랜드의 인지도 제고로 원자력기술 해외 진출사업도 추진력을 얻어 2009년 UAE 원전수출에 이은 대형 상용원전의 추가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14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246기의 연구로 중 60%는 40년 이상 경과됐고, 20년 내 신규 및 노후화된 연구로 대체수요는 30~50기로 추정되는 등 향후 연구로 시장은 유망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은 계약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7월 중 계약을 체결한 뒤, 2017년 말까지 설치 및 시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