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보안' 설계가 잇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단독·다가구·다세대 등 일반 주택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데다, 여름 휴가철 특히 많이 발생하는 빈집털이 범죄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범죄예방 환경설계로 안전인증을 받거나 단지 곳곳에 고성능·고화질 CCTV와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건설사들이 느는 추세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경기도 광주시 역동 'e편한세상 광주역'에 초고화질 풀HD CCTV를 도입한다. 카메라의 화질은 200만 화소. 일반적으로 아파트에 설치된 41만 화소보다 5배가량 선명하다. 단지 출입구서부터 지하주차장, 각동 출입구, 엘리베이터 등에 설치돼 24시간 작동해 범죄를 예방한다.
GS건설도 김포시 장기동 일원 '한강센트럴자이'에 130만 화소의 CCTV를 설치한다. 특히 어린이놀이터와 단지 출입구에는 적외선 CCTV가 시공돼 밤낮 없는 철통 감시가 이뤄진다. 또 비상호출 버튼을 놀이터는 물론 주차장에도 만들어 위급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건설이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짓는 '더샵 리버포레'에는 통합 보안시스템인 '더샵 지키미'가 적용된다. 놀이터나 분리수거시설 등 단지 내 주요 보안 지역에 CCTV 카메라를 설치해 이 영상을 스마트폰과 집안의 월패드를 통해 지켜볼 수 있으며, 엘리베이터 내부도 탑승 전 미리 확인 가능하다.
삼성물산은 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전용면적 84㎡ 가구에 라인마다 엘리베이터를 2대씩 설치한다. 근처에 수상한 사람이 있으면 다음 엘리베이터로 옮겨서 이용할 수 있다. 또 자동차 블랙박스처럼 세대 내 침입자 발생시 자동으로 거실조명이 켜지고, 영상이 녹화되는 전자경비 시스템도 적용한다.
범죄예방 환경설계인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예비 인증을 획득한 단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셉테드는 설계를 통해 범죄 예방을 하는 선진국형 건축 기법으로, 한국셉테드학회가 단지 내 범죄 위험 요인과 환경을 종합 심사해 부여하는 범죄 안전 인증을 말한다.
한양이 경기도 시흥시 논곡동 일대 선보인 '목감 한양수자인'과 호반건설시 시흥시 배곧신도시 B9블록에 분양한 '시흥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2차'가 최근 셉테드 인증을 획득했다.
김근옥 부동산플래너 팀장은 "지난 5월 공동주택 등 일정한 용도·규모에 해당하는 건축물에 대해 설계 단계서부터 범죄예방 기준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한 '건축법'이 공포된 만큼, 아파트의 보안시스템은 더욱 확충될 전망"이라며 "안전에 대한 수요자들의 요구도 높아지면서 이 같은 단지들의 선호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