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첫 스트리트형 상가로 조성되는 '카림 애비뉴' 조감도
아파트 부속건물 정도로 여겨지던 단지 상가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상업시설 활성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사업 다각화 등을 목적으로 건설사들이 단지 상가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세종시에서 선보인 '세종 반도유보라' 아파트 상가에 '카림 애비뉴'라는 이름을 붙이고,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히는 카림 라시드와 공동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아파트를 지으면서 세계적인 건축가와 작업을 한 경우는 그동안에도 있었다. 하지만 '카림 애비뉴'처럼 단지 전체가 아닌 단지 상가에 대해서만 협업을 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반도건설이 유명 디자이너에게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상가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세종 반도유보라'가 주상복합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전체 사업비에서 상가가 차지하는 비중만 30%에 이를 정도로 높다.
통상적으로 단지 상가는 입주민의 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10~30개 점포 규모로 지어진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아파트 매출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사업 성공 여부와는 관계가 없기 마련이다.
그러나 '세종 반도유보라'처럼 상업시설 비율이 높을 경우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판매하느냐가 사업 성패와 연결될 수 있다. 이에 반도건설은 단지 상가를 세종시 최초로 스트리트형으로 구성하고, 카림 라시드와 손을 잡아 랜드마크로 만드는 전략을 선택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주상복합이지만 주거동과 상가동을 분리해 주거동에는 일반아파트와 같은 쾌적성을 주되, 상가동은 활성화에 초점을 둬 기획했다"며 "상가가 경쟁력을 갖출 경우 분양도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판매를 위한 최적의 상품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판교신도시에 위치한 '아브뉴 프랑'은 호반건설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공을 들인 상가다. 주상복합 '호반 써밋 플레이스'내 들어선 상가지만 아파트 이름보다 '아브뉴 프랑'이라는 명칭이 더 유명할 정도다.
호반건설은 현재 이 상가를 팔지 않고 100% 직접 운영하고 있다. 분양을 하는 게 자금 확보 측면에서 더 유리하지만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높은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 회사는 '판교 아브뉴 프랑'의 성공을 토대로 오는 2015년 광교신도시 신분당선 경기도청역(가칭) 인근에 2호점인 '광교 아브뉴 프랑'을 개점할 계획이다. 판교점의 4배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다.
김근옥 부동산플래너 팀장은 "일반아파트보다는 상업시설의 비중이 높은 주상복합에서 단지 상가의 고급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입주민의 편의성 증대는 물론, 상가 활성화를 통한 상권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