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강동구 주택시장이 최근 기업 이전과 그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강동구는 한때 강남·서초·송파구와 함께 강남4구로 불리며 서울 아파트값을 주도했던 곳이다. 그러다 재건축 아파트의 고분양가 논란, 업무단지 부재로 인한 베드타운화 등의 문제가 맞물리며 금융위기 이후 등락을 보였던 강남3구와는 달리 계속해서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첨단업무단지,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고덕지구상업업무복합단지 등 고덕구 내 일자리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근 시세 수준의 새 아파트가 속속 분양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강동구 강일2지구 내 첨단업무단지의 조성이 연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임직원수만 8000여 명에 달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이 2012년 둥지를 틀었고, 세스코, VSL코리아와 DM엔지니어링, 세종텔레콤, 한국종합기술, 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 휴다임, 나이스홀딩스, 나이스신용평가 등의 기업이 입주를 마쳤거나 올 10월까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상일동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개발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서울시의 최종 방침과 함께 연내 산업단지 지정 및 SH공사의 공영 개발이 추진된다. 인근 고덕동에도 지식기반산업과 상업·문화·유통센터가 어우러진 고덕지구상업업무복합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처럼 강동구에 기업들이 모여들면서 이들 회사 종사자들의 유입도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당장 전셋값부터 강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달 강동구 전세가 상승률은 0.26%로, 서울 평균(0.11%)을 2배 이상 웃돌았다.
강동구 강일동의 강일리버파크 1단지의 전용면적 59㎡의 경우 지난달 전세값이 2억9000만원으로 연초보다 3000만원 가량 올랐고, 고덕동 고덕아이파크 84㎡는 같은 기간 2000만원 오른 4억9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이 강동구 천호동에 공급한 '래미안 강동팰리스'는 초기 저조한 계약률에도 불구하고 이달 100% 마감률을 보였다. 직주근접형 입주를 갖추면서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신규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린 덕분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강동구 일대가 업무단지로 조성됨에 따라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들이 많이 늘었다"며 "특히 강동구에 새 아파트가 없던 차에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속속 계약에 나서 부동산 불황에도 불구하고 100% 계약을 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