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은퇴 영향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으로 잘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 부문을 해체하고 휴업에 들어간다.
산케이신문은 5일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 부문을 해체하고 일시 휴업에 들어갈 방침이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브리의 스즈키 도시오 대표이사(프로듀서)는 지난 6월27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스튜디오 지브리의 제작 부문 해체 방침을 밝혔다. 현재 일본 내에서 상영 중인 '추억의 마니'를 끝으로 신작은 당분간 제작되지 않을 예정이다.
스즈키 도시오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작품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신작 제작을 잠시 중단하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토가 이번 제작 부문 해체 방침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밝히기도 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지난 1985년 미야자키 하야오와 타카하타 이사오를 주축으로 설립됐다. 이후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반딧불의 묘' '모노노케 히메'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인기를 얻었다. 2001년 개봉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 영화 역대 흥행수입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의 뒤를 이을 차세대 감독을 발굴하지 못한 스튜디오 지브리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 여러 차례 위기에 닥쳤다. '게드전기' '마루 밑 아리에티' '코쿠리코 언덕에서' 등 젊은 감독들의 작품들을 선보였으나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성을 이어가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해체설은 지난해 선보인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불거졌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가구야 공주 이야기'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의 '추억의 마니' 등 최근 작품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해체설이 더욱 힘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