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화제가 된 영화 '루시'가 20일 오후 CGV 용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뤽 베송 감독과 최민식이 참석해 영화에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민식은 "그 동안 외국 작품 섭외에 대해 쓸데없는 고집을 부린 건 아니었다. 다만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에 그런 딜레마를 극복하며 외국 작품을 해야 하는 필요성은 못 느꼈다"고 해외 영화 출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루시'를 선택한 계기는 "한국어로 연기해도 된다는 편안함"과 "작품에 대해 성심성의껏 설명하는 뤽 베송 감독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는 "세계적인 감독님이 아시아의 평범한 배우일 뿐인 나를 직접 찾아와 권위 의식 없이 오로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며 출연 제안을 해 감동적이고 감사했다. 이 작품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뤽 베송 감독은 "최민식은 예전부터 존경했던 배우라 정말 같이 작업하고 싶었다"며 "다음에도 꼭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 최민식은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연기를 펼쳤다. 이날 공개된 영화는 한국어와 영어로 서로 연기를 주고 받는 두 배우의 모습이 담겨있어 눈길을 끌었다. 최민식은 "스칼렛 요한슨의 눈을 보면서 이 사람이 내 연기를 오롯이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짜릿했다"며 "배우가 서로 연기하는데 있어 언어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해외 영화 작업에 대한 소신도 드러냈다. 최민식은 "외국 작품을 한 게 배우로서 연기 생활의 출세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뤽 베송 감독처럼 도전하고 새로운 걸 추구하는 창작자들과 배우들과 다시 작업할 수 있다면 이런 경험을 다시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한편 최민식은 이날 시사회에서 '명량'의 흥행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너무 과분하고 실감이 안 난다. 다만 이 영화가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는 긍정적인 기능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런 영화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뿌듯하다"고 말했다.
'루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 루시(스칼렛 요한슨)가 모든 감각이 깨어나고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두뇌와 육체를 완벽하게 컨트롤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최민식은 루시를 위협으로 몰아넣는 조직의 보스 미스터 장 역을 맡았다. 다음달 4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