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볼거리 내세웠지만 주제 와닿지 않아
뉴욕의 하수구에는 거북이들이 살고 있다. 유전자 조작 실험으로 인해 사람과 같은 모습이 된 네 거북이 레오나르도,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라파엘이 그 주인공이다.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악당과 맞서 싸우며 뉴욕을 지킨다.
특종을 향한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기자 에이프릴 오닐(메간 폭스)은 어느 날 우연히 거북이들의 존재를 알고 그들의 정체를 뒤쫓는다. 그 과정에서 도시를 위협할 악당들의 무시무시한 음모와 마주하게 된다.
'닌자터틀'은 인기 코믹스 '닌자 거북이'의 새로운 실사판 영화다. 1984년 저예산의 코믹북으로 첫 등장한 '닌자 거북이'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TV 애니메이션과 실사판 영화로 제작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는 미국의 어린이전문 채널 니켈로디언에서 '돌연변이 특공대 닌자 거북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진 '닌자터틀'은 최첨단의 기술력과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웠다. 할리우드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션 캡처(배우들의 연기를 바탕으로 CG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기술)를 바탕으로 주인공 거북이들을 만들어냈다.
르네상스 화가의 이름을 빌린 거북이들과 스승 스플린터, 그리고 조력자 에이프릴 오닐과 악당 슈레더까지 원작의 주요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해 그 틀을 이어간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빠질 수 없는 스케일 큰 액션과 폭파 장면도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네 거북이의 캐릭터가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표현된 거북이들에게는 만화와 같은 친근함이 없다.
이들을 10대 흑인 소년들처럼 묘사하려는 영화의 설정도 잘 활용되지 못한다. 어릴 적 '닌자 거북이'를 보며 즐거워한 추억이 있는 관객들에게는 '닌자터틀' 속 거북이들이 그저 낯설게만 느껴질 것이다.
영화의 주제는 네 거북이와 에이프릴 오닐이 악당들과 맞서면서 진정한 영웅과 진짜 기자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단조로운 스토리 라인으로 인해 이런 주제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기억에 남는 것은 액션과 폭파 장면들뿐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연출한 마이클 베이가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다운 블록버스터 공산품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8월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