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도동에 살고 있는 A씨는 초등학생인 딸이 길 건너 학교를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할 뻔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사를 고민하다 이내 포기했다. 딸이 다니는 학교와 맞닿아 있는 아파트의 전셋값이 지금 집보다 1억원 이상 비쌌던 것이다. A씨는 미분양으로 할인분양까지 했던 아파트가 초등학교 하나 생겼다고 지역에서 가장 비싼 단지로 거듭난 게 의아하기만 하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학교와 단지가 인접한 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데다, 특히 나이가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의 경우 통학길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혁신초교나 시설이 좋은 학교 옆은 물론이고, 단순히 통학 거리가 짧은 아파트를 찾는 맹모(孟母)들이 많은 상황이다.
다만 수요가 두터운 만큼 매매 및 전세가격이 높아 요즘에는 기존 아파트 대신 신규분양 단지를 살펴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 들어 경기도 광주에서 공급된 'e편한세상 광주역'이나 전북혁신도시에서 분양된 '중흥S-클래스'가 높은 청약률을 기록한 것도 단지 안 또는 바로 옆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부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결과다.
김근옥 부동산플래너 팀장은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이사를 다니는 목적이 교육·직장 등의 문제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교육여건이 좋은 단지로 사람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매매 뿐 아니라 전·월세 수요도 많은 편이라 환금성이나 투자가치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이 기대되는 단지들이 공급된다. 우선 롯데건설과 신동아건설은 다음달 세종시 2-2생활권 P1구역에서 교육특화 아파트 '세종 캐슬&파밀리에'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 바로 앞에 초등학교 2곳과 고등학교 1곳이 신설되고 중학교 2곳도 도보 거리에 들어설 계획으로, 2-2생활권 안에서도 교육여건이 가장 우수한 단지로 손꼽힌다.
같은 달 우미건설이 구미 국가산업단지 확장단지에 선보일 '구미 확장단지 우미린 풀하우스'는 단지 내 초등학교 예정부지가 있고, 바로 옆으로는 중학교 예정부지가 위치한다. 또 대우건설이 10월 광명역세권지구에서 분양 예정인 '광명역 푸르지오'도 부지 앞으로 초등학교가 문을 열 계획이다.
이외 현대산업개발이 28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는 '수원 아이파크시티4차'는 주변으로 곡정초교, 권선중·고교가 있다. 수원시 권선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수원 아이파크시티' 아파트로는 마지막 분양 물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