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1시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카트' 제작보고회에 부지영 감독(오른쪽)과 출연 배우 황정민, 김영애, 문정희, 염정아, 천우희, 도경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여성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의미 있는 영화가 극장가를 찾는다. 부지영 감독이 연출하고 염정아·문정희·김영애 등이 주연을 맡은 영화 '카트'다.
'카트'는 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당해고를 당한 뒤 이에 맞서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연출한 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개론' 등을 만든 명필름이 제작했다.
30일 오전 11시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염정아는 "가정과 일밖에 몰랐던 한 여자가 부당해고를 당한 뒤 이에 맞서 싸우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흥미롭고 공간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극중에서 염정아는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모범적인 비정규직 계산원 선희 역을 맡았다. 그는 "마트에서 일하는 것과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생활의 전부인 선희는 이해하기 굉장히 쉬운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청소원 대표이자 노조원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순례 역을 맡은 김영애는 "처음에는 노동운동 영화로 보여 조금 망설였다"며 "막상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사회적 약자 계층의 이야기였다. 시나리오를 읽는 내내 '이래서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문정희는 싱글맘 비정규직 계산원 혜미를 연기했다. 그는 "영화가 세상을 많이 바꾼다고 생각한다"며 "작게나마 우리가 애써서 만든 영화가 소수의 주목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도움과 용기와 힘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함께 한 젊은 배우들도 영화 출연에 대한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천우희는 자신과 또래인 20대 비정규직 계산원 미진을 연기했다. 그는 "단지 하나의 이슈로만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가족이나 생활의 현실이 있다"고 영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극중 선희의 아들 태영 역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 엑소 멤버 도경수는 "재미있게 연기했다"며 "질풍노도시기를 지내는 태영을 연기하기 위해 반항적인 이미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부지영 감독은 "지금 이 시대에 꼭 만들어져야 하는 영화였다"며 "리얼리티를 담으면서도 영화적인 드라마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카트'는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