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뜨거운 노출은 없었다. 대신 축제에 어울리는 우아함이 있었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인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일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날 오후 6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국내외 스타들과 영화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몇 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노출 의상으로 인한 논란에 휩싸여왔다. 2011년 배우 오인혜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배소은, 2013년에는 강한나 등이 다소 수위가 높은 노출 의상을 입고 개막식에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영화의 축제를 장식하기에는 부적절한 의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 초청 게스트를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들 위주로 선정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개막식 다음날 진행됐던 APAN 스타로드 블루카펫 행사도 폐지해 노출 이슈가 아닌 내실 있는 영화제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러한 부산국제영화제의 뜻을 반영한 듯 배우들은 노출을 자제한 의상으로 레드카펫에 올랐다. 클라라, 민송아 등이 볼륨감을 강조한 의상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으나 예년에 비하면 비교적 얌전하다는 반응이었다.
축제에 걸맞게 스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마담 뺑덕'에서 호흡을 맞춘 이솜과 함께 레드카펫에 오른 정우성은 팬들의 환대에 뜨겁게 화답했다. 입장 이후 스크린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자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유연석 또한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서 수줍은 듯 인사를 전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 최대의 관심사는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 부부의 동석 여부였다. 김태용 감독과 지난 7월 결혼한 탕웨이의 첫 국내 공식행사인 만큼 이들 부부의 첫 등장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 대신 초청작 '황금시대'의 허안화 감독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러나 개막식 내내 밝은 미소로 팬들에게 화답하며 변함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연인 사이인 이하늬, 윤계상도 개막식을 찾았다. 다만 이하늬는 김남길과 함께 레드카펫에 올랐고 윤계상은 홀로 등장해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이날 개막식은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과 한국의 문소리의 사회로 진행됐다.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진행 실력을 선보이며 개막식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개막작으로는 대만 도제 니우 감독의 '군중낙원'이 상영됐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79개 국가 총 312편의 영화 상영과 다채로운 부대 행사로 관객들과 만난다. 오는 11일까지 10일 동안 부산 센텀시티, 해운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