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마감재를 업그레이드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전용 139㎡ 부부욕실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성3차를 재건축해 공급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가 최근 평균 57.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에 일부에서는 강남에서의 래미안 브랜드 선호도를 감안할 때 어떻게 짓더라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그 어느 때보다 상품 구성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26일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견본주택 개관을 앞두고 전용면적 139㎡ 유닛을 두 번이나 뜯어 고쳤다. 일반분양을 앞두고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관심이 쏟아지자 전격적으로 마감재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사실 이 아파트는 서초 삼성타운에서 걸어서 5분도 채 걸리지 않아 분양 이전부터 삼성 임직원들이 눈여겨보던 곳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49가구밖에 되지 않는데도 관심고객으로 등록한 임직원 수만 약 1500명에 달할 정도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일반분양 몫이 18가구로 가장 많고 대형 주택형인 139㎡의 고급화에 나섰다. 욕실의 경우 기존 세라믹 욕조에 천연석 데크를 추가해 품질을 높였고, 공용욕실 선반 벽을 일반 타일에서 천연석으로 변경했다. 복도와 거실 아트월은 대리석 분위기가 배어나는 이탈리아산 타일로 시공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분양 관계자는 "단지 부지가 삼성타운에서 내려다보일 뿐 아니라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다보니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삼성 직원들의 주거지가 될 확률이 높은 만큼, 회사에서도 더욱 세심하게 챙기라는 지시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본사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포스코건설도 송도에서 신규분양을 준비할 때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송도 1·3공구 내 미국 게일사와 함께 여의도 면적의 2배에 이르는 5.77㎢ 규모의 국제업무단지(IBD)를 개발 중이다. 아파트 분양이 단순한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닌, 송도 개발의 과정인 셈이다.
포스코건설이 앞으로 송도에 새로 선보일 아파트는 지금까지의 공급량과 비슷한 1만여 가구 수준이다. 개발이 절반가량 이뤄진 상황에서 앞서 분양한 평면, 마감재, 분양가 등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는 향후 공급될 단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하나 짓고 마는 게 아닌, 송도 전체를 개발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분양 한 번을 하더라도 길게 내다본다"며 "미분양이 생길 경우 할인분양, 전세전환 등을 실시해서 빨리 털어낼 수 있지만 수요자와의 신뢰를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자 외 윗사람들의 눈치도 보이기 마련이다. 본사까지 옮기고 회사에서 집중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임원들을 비롯해 사장까지 분양 결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전 직원이 출퇴근하면서 모델하우스나 사업을 항상 지켜볼 수 있다는 점도 해당 프로젝트 담당자에게는 부담이라는 전언이다.
협력사 관계자는 "포스코건설 본사뿐 아니라 직원 아파트까지 송도에 있기 때문에 송도에서 분양을 할 때는 의도치 않게 감시당하는 느낌"이라며 "실무진 입장에서는 "우리 분양 단지는 현수막이 잘 안보이더라"는 임원의 말 한마디에도 눈치가 보여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