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된 아파트 설계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은 주부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여성 친화 주거 공간이 주로 공급돼 왔다. 하지만 맞벌이·은퇴 등의 증가로 남편들도 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위한 공간이 느는 추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재를 비롯해 남성용 화장대와 드레스룸 등 아파트 내 남자들을 위한 공간이 인기다. 특히 최근에는 알파룸을 서재로 활용하는 평면이 주목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 서초동 '서초 푸르지오 써밋' 97㎡A 주택형에 '아빠 서재'로 꾸밀 수 있는 평면을 소개했다. 발코니 확장 후 드레스룸과 서재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모델하우스에는 서재로 활용한 유닛을 전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5일 최고 98.5대 1로 1순위 마감한 '동탄2시범단지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4.0'도 96㎡ 주택형에 서재를 만들었다. 개인 서재를 갖고 싶어 하는 가장들의 요구를 반영, 안방 뒤쪽으로 공간을 마련했다. 작지만 통창을 내 채광과 환풍이 가능하도록 했다.
구리 갈매지구에 분양 중인 '갈매 더샵 나인힐스'는 각종 스포츠용품과 아웃도어 의류를 보관할 수 있는 별도 수납장을 현관(타입에 따라 복도)에 배치했다. 일부 주택형은 넥타이, 벨트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전용 수납장도 제공한다.
남성들이 좋아하는 야외 활동을 단지 내에서 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시설을 구성하는 곳들도 있다.
용인 중동의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야외골프장과 25m 4개 레인 실내수영장, 800㎡ 규모의 피트니스센터를 지었다. 특히 골프장에는 30~50m 규모의 6홀(미니형 파3), 18개 타석 연습장(6m), 롱퍼팅 그린(20m), 클럽하우스가 함께 들어선다.
최근 청약을 마감한 대전 동구 대성동의 '은어송 코오롱하늘채2차'는 국내 최초 야외순환 운동프로그램인 8서킷 트레이닝을 비롯해 워킹레인과 조깅레인으로 구성된 210m 트랙을 설치할 예정이다.
대전 문지지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역시 간이 농구골대와 배드민턴 시설을 갖춘 다목적 실내체육관, 실내골프연습장을 제공한다. 단지 내 캠핑장, 텃밭 등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특화된 공간도 계획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집을 사는데 있어 여성들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에 여성 친화적인 설계가 주를 이뤘지만 요즘에는 아빠들이 집안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요구하곤 한다"며 "당분간 남성을 위한 설계, 인테리어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