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회복과 함께 공급 감소, 계약자 혜택 등이 더해지면서 중대형 아파트를 찾는 발길이 느는 추세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85㎡ 초과 미분양 아파트는 1만6955가구다. 중대형 미분양 적체가 가장 심했던 2008년 말 8만8381가구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이다. 올 들어서도 1월 2만3384가구에서 4월 1만 가구대로 떨어진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 가구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데는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공급 감소의 영향이 크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의 공급 비율은 2007년 36.5에서 지난해 11.2%까지 떨어졌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더 낮은 10.5%로, 앞으로 한자리 수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올 들어 8월까지 국토부가 집계한 전국 중대형 주택인·허가실적 비율은 19.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보다 2.1%포인트 빠졌다. 인·허가를 받고 최소 3개월에서 2년 이내 주택 공급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3~4년 후 중대형 입주량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비용 부담이 낮은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넓은 집을 원하는 수요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최근 위례, 광명역세권 등에서 중대형으로 이뤄진 아파트가 잘 나가는 이유도 이런 수요자를 타깃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할인분양, 발코니 확장 무상지원 등 다양한 계약자 혜택을 통한 적극적인 판촉 활동도 중대형 미분양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 힐스테이트'는 최대 21% 할인분양을 비롯해 전 가구 발코니 무료 확장과 25개월간 잔금 유예를 해주고 있다. 또 강동구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발코니 무료 확장, 성동구 하왕십리동 '텐즈힐(1구역)'은 중대형에 한해 2500만~4000만원 할인을 실시한다.
경기권에서는 남양주시 도농동 '도농역 센트레빌'이 전용면적 114㎡에 한해 잔금지원비용을 포함해 최대 1억원을 깎아주고 있다. 부천시 약대동 '두산 위브트레지움' 역시 121㎡ 대형면적에 최초 분양가 대비 최대 20% 할인과 발코니 무료 확장을 지원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건설사들이 지금의 여세를 몰아 미분양을 모두 소진하겠다는 계산에 각종 계약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무리하게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를 살 이유는 없지만 집을 넓혀갈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