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관 씨네큐브를 운영하는 티캐스트 영화사업파트의 최경미 차장./손진영 기자 son@
예술영화관 씨네큐브 이끄는 티캐스트 최경미 차장
"관객들의 문화 쉼터, 소명의식으로 일해"
내년 개관 15주년, 젊은 관객층 유입 고민
해머링맨으로 유명한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지하에 위치한 씨네큐브는 지난 14년 동안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꾸준히 소개해온 예술영화관이다.이 작지만 의미 있는 극장의 운영 전반을 이끌고 있는 이는 바로 티캐스트 영화사업파트 최경미 차장이다.
온라인 마케팅 업계에서 일했던 그는 지난 2006년 극장 온라인 홍보를 시작으로 영화 관련 일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티캐스트에 들어와 프로그래밍·극장 운영·이벤트·프로모션 등 극장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은 극장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래밍이다. 최경미 차장은 씨네큐브만이 지닌 프로그래밍의 강점으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기준으로 보편적이면서 감동적인 작품"을 꼽았다.
"예술영화에는 어려운 영화도 있지만 대중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화도 있잖아요. 작품성과 예술성이 있으면서도 어렵지 않고 보편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서울아트시네마와 CGV 아트하우스의 중간에 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예술영화관 씨네큐브를 운영하는 티캐스트 영화사업파트의 최경미 차장./손진영 기자 son@
씨네큐브와 같은 예술영화관은 대형 멀티플렉스의 틈바구니 속에서 보다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는 창구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2000년대를 지나오면서 코아아트홀·씨네코아·하이퍼텍 나다 등 대표적인 예술영화관들이 여러 이유로 인해 폐관했다. 지금 서울에 남아 있는 예술영화관은 씨네큐브를 비롯해 KT&G상상마당·씨네코드 선재·아트하우스 모모, 그리고 시네마테크인 서울아트시네마와 한국영상자료원 정도일 뿐이다.
씨네큐브도 한때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지난 2009년 백두대간으로부터 지금의 티캐스트가 운영 전반을 인수인계 받으면서부터였다. 그러나 씨네큐브는 이후로도 변함없는 프로그램을 이어가며 예술영화관의 위기 속에서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최경미 차장은 "관객들이 씨네큐브를 단순한 영화관이 아닌 문화적인 쉼터이자 공적인 예술기관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일종의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선정에 있어서도 "이전과 부끄럽지 않은 좋은 작품"을 선정하려 한다고 했다.
극장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고심 끝에 선정한 영화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순간이다. 지난 2012년 개봉해 8만여 명의 관객을 모은 '아무르'를 비롯해 '그을린 사랑' '우리도 사랑일까' 등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물론 어렵게 고른 작품이 기대만큼 관객의 사랑을 받지 못할 때도 있다. 최근 개봉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는 어렵지 않은 작품이었음에도 많은 관객과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한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예술영화는 최근 들어 점점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소위 '씨네필'로 불리는 영화 팬들의 비중이 줄어드는 동시에 그 빈자리를 채울 젊은 관객이 생겨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최경미 차장의 고민 또한 보다 많은 관객을 씨네큐브로 끌어오는 것이다.
"아직은 연평균 약 25만명의 관객들이 씨네큐브를 찾고 있어요. 관객 비율도 20~30대 관객이 많은 편이고요. 다만 해가 거듭될수록 중장년층 관객의 비중이 늘어나는 대신 젊은 관객의 비중이 줄어들어서 고민이에요. 새로운 관객이 계속 유입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젊은 관객들이 예술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씨네큐브의 연말 라인업은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마미' '맵 투 더 스카이' 등 칸영화제 화제작이다. 내년에는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관객 사랑에 보답할 다양한 행사도 계획 중이다. 최경미 차장은 "개관 20주년 때는 지금보다 더 상황이 좋아졌으면 한다"며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20주년 때는 한 걸음 더 도약해 나아갈 수 있는 극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