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쌍용건설, 연내 매각 마무리 예상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하던 건설사 인수·합병(M&A)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수주 확대, 분양시장 호조 등에 힘입어 건설경기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건설사를 인수하려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시작된다. 현재 중동 두바이 국부펀드, 싱가포르 사모펀드, 삼라마이다스(SM)그룹, 스틸앤리소시즈 등 4곳이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돼 실사를 진행 중이다. 중동 두바이 국부펀드와 SM그룹이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실사가 끝나는 대로 본입찰을 시작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초 정밀실사와 최종 가격협상을 거쳐 본계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7년 이후 7차례나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 대부분을 상환하며 1조원에 달했던 예상 매각가를 3000억원 내외로 낮춘 데다, 법정관리 이후에도 해외사업을 수주할 만큼 시공력도 인정받고 있어 이번에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앞서 지난 10월 LIG건설도 현승디엔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최종 협상을 진행 중으로, 돌발변수만 생기지 않는다면 연내 매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같은 달 30일 '파라곤' 브랜드로 유명한 동양건설산업 역시 5번째 시도 끝에 이지건설과 160억원에 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최근 건설사들이 잇달아 매각에 성공하는 데는 건설경기가 이제 바닥이라는 인식이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 누계는 483억 달러로 최근 5년간 동기 평균 수주액(405억 달러)보다 19.3% 늘었다. 또 12월 들어 주춤하긴 하지만 주택거래량이 늘고 분양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외에서 주택·건설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 것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가 돈 잡아먹는 하마라고 불릴 때만 해도 공짜로 준데도 기업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며 "그러다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으로 시장이 좋아지면서 실적이 좋아지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워낙 오랜 기간 불황을 겪은 만큼, 지금의 분위기가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광토건만 해도 상반기에 이어 지난 9월 또 다시 M&A를 추진했지만 나서는 업체가 없어 불발로 끝났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시공력으로 유명한 곳이고, 동양건설산업은 인수금액이 160억원으로 비교적 저렴했다"며 "아직 건설경기 회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술이나 금액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일부 매물을 제외하고는 매각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분양(주택)만 잘 되고 있을 뿐 그 외 토목·건축 등의 실적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건설사를 인수할 수 있는 환경이나 조건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기업들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