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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국제시장] 거칠지만 가슴 뭉클한 손길

영화 '국제시장'./CJ엔터테인먼트



가족 위해 모든 것 바친 가장의 이야기

투박함 속에 담은 공감대로 울림 전해

'국제시장'은 노인이 된 배우 황정민과 김윤진의 모습으로 막을 연다. 극중 부부인 덕수와 영자를 연기하는 두 사람은 부산 시내와 부둣가, 그리고 바다가 함께 보이는 집 옥상 위에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카메라는 노부부 곁으로 날아온 나비 한 마리를 따라 사람들로 즐비한 시장 한 편의 작은 가게 꽃분이네로 향한다. 그렇게 영화는 이 작은 가게를 꾸려온 평범한 노부부의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을 이끈다.

이야기의 시작은 놓아버린 손이다. 1950년 12월 함경남도 함흥, 한국전쟁의 위기 속에서 가족과 함께 피란길에 나선 어린 덕수는 동생 막순이의 손을 끝까지 잡지 못한 탓에 동생과 아버지와 생이별을 한다. 피란민들이 모여든 부산의 국제시장에서 어머니, 고모와 함께 새로운 삶의 터전을 꾸린 덕수는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친구 달구를 사귀며 유년기를 보낸다. 그러나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이 남과 북 사이에 철조망이 놓인 채 중단되자 덕수는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다시 모일 수 없게 됐다는 사실에 아파하고 슬퍼한다.

영화 '국제시장'./CJ엔터테인먼트



아버지가 남긴 "내가 없으면 네가 가장이다"라는 한 마디는 어린 덕수의 마음에 깊은 책임감으로 자리 잡는다. 청년이 된 덕수는 가족을 위해 독일로 떠나 광부로 일하고 전쟁이 한창인 베트남으로 몸은 던진다. 선장이 돼 넓은 바다를 항해하고 싶다는 꿈을 이룰 기회가 손에 들어와도 그는 끝내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버리지 못한다. 그렇게 꽃분이네는 덕수가 보낸 힘든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공간이 되어간다.

"우리가 겪은 고생을 우리 자식들이 겪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시장'의 메시지는 베트남에 간 덕수가 아내 영자에게 보내는 편지에 잘 담겨 있다. 영화는 아버지 세대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치·사회적으로 세대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국제시장'의 이 같은 메시지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한 역사를 지나치게 개인적인 관점에 바라보고 있다는 의문도 든다.

영화 '국제시장'./CJ엔터테인먼트



윤제균 감독의 영화는 거칠고 투박하다. 그러나 그 투박함 속에 녹아든 공감대로 관객에게 호소력을 발휘한다. '국제시장'의 후반부, 제사를 위해 모인 덕수의 자식들이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웃는 사이 덕수는 홀로 방에 들어가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그 순간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울림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동생을 놓아버린 덕수의 손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두 손을 맞잡은 덕수와 영자의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그렇게 '국제시장'은 거칠지만 가슴 뭉클한 손길을 관객에게 내밀고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12월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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