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3일 '부동산 3법'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 9·1대책 이후 달아올랐던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침체된 원인이 국회의 '부동산 3법' 통과 지연에 있다는 비난 여론이 형성된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민간택지에 한해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3년 유예, 재건축 조합원 3주택까지 분양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3법'은 이변이 없는 한 2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여야 합의에 따라 분양가상한제를 탄력 적용하는 내용으로 주택법이 개정된다. 2012년 9월 이미 발의됐지만 그동안 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다 2년 3개월여 만에 마무리가 됐다.
합의안에 따르면 민간택지에 한해 분양가상한제가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집값 급등이나 투기가 우려된다고 국토부 장관이 지정하는 민간택지에는 적용하되 그렇지 않은 곳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
국토부는 이 경우 첨단기술·최신자재 등을 사용해 주택 수요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는 양질의 주택 공급이 활성화되고 주거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경우 조합원 부담이 줄어들어 사업이 촉진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토부가 4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에서도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 조합원 부담금은 평균 9.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일반분양 분양가가 오른다는 뜻이 된다. 또 민간택지 분양주택의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공택지는 계속해서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는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2017년까지 3년간 유예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이 제도는 재건축 사업을 통한 이익의 일부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환수하는 제도다.
애초 정부와 여당은 집값 급등기 투기 억제 차원에서 도입된 데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등의 이유로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여야 협의 과정에서 3년 유예로 수위가 낮아졌다.
국토부 추정에 따르면 전국의 재건축 단지 가운데 초과이익이 3000만원 이상 발생해 이 제도 폐지 때 혜택이 예상되는 곳은 62개 구역, 4만 가구다.
여야는 또 서울 등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재건축 사업을 할 때 보유 주택 수에 관계없이 재건축 주택을 1채만 분양받을 수 있었던 것을 3채까지 분양받을 수 있도록 바꾸는 데도 합의했다.
한편, 여야는 부동산 3법과 별도로, 서민 주거안정 대책에도 합의했다. 시·도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 임대인(집 주인)과 임차인(세입자) 간 분쟁이 생겼을 때 적정 임대료를 산정하도록 하기로 했다.
아울러 임대차 계약 기간 안에 전세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전·월세 전환율은 인하키로 했다. 현재는 법률상 기준금리의 4배 또는 10% 중 낮은 수치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6% 수준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야는 이런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 주거급여 확대, 적정 주거기준 신설 등을 담은 '주거복지기본법'도 내년 2월 임시국회 때 제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