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추모 공연이 27일 오후 7시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당초 6년 만에 재결성한 넥스트 유나이티드(N.EX.T Utd.)의 공연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신해철의 부재로 인해 공연은 고인의 빈소에서 울려 퍼졌던 노래 '민물장어의 꿈'이 부제로 붙은 추모공연으로 펼쳐졌다.
이날 공연에는 생전에 그를 사랑했던 뮤지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팬클럽 철기군을 비롯한 5천 명의 관객이 객석을 채웠으며 신해철의 부인인 윤원희 씨와 두 자녀도 함께 했다.
윤원희 씨는 이날 공연 내내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공연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어린 아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아빠의 노래를 따라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팬들도 고인의 영상이 흐를 때마다 눈물을 보였다. 특히 엔딩곡으로 '민물장어의 꿈'이 나오자 노래를 합창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이날 관객들은 슬픔에만 갇혀있지 않았다. 스탠딩석 팬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함성을 질렀다. 크래쉬의 안흥찬이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를 부를 때는 스탠딩석이 일제히 발을 구르며 뛰어올라 록페스티벌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넥스트 유나이티드의 트윈 보컬인 이현섭이 "오시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다"며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그런데 오늘은 마음껏 웃고 뛰고 울다 가시면 될 것 같다. 그게 해철이 형도 원하는 바일 것 같다"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공연은 총 3부로 구성됐다. 이현섭과 정기송 등 넥스트 유나이티드와 역대 넥스트 출신 연주자들, 신성우·김원준·김진표·이수·김성면 등 스페셜 보컬들이 3팀으로 나뉘어 무대를 꾸몄다.
마지막 무대는 넥스트 유나이티드가 장식했다. 이현섭은 "공현 때 형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앞으로는 절대 여러분을 기다리지 않게 하겠다고. 그 마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철이 형 노래가 들리도록 노력하겠다"며 "나와 여러분의 가슴에 신해철이 살아있는 한 넥스트의 음악은 계속 울려퍼질 것이고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연장 밖에서 팬클럽은 의료 사고 논란이 있었던 신해철을 위해 '의료 사고 입증 제도 개선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공연 수익금은 신해철의 두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쓰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