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약정 난제…재미동포 신뢰 회복 시급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해 말 송도 재미동포타운 조성사업과 관련해 새로운 사업시행사와 업무약정을 체결하는 등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산적한 문제점들로 인해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투자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접법인 송도아메리칸타운(SAT)가 재미동포타운의 새로운 시행사로서 올해부터 업무에 들어갔다.
재미동포타운은 송도국제도시 5만3724㎡ 부지 위에 2018년까지 아파트와 오피스텔, 호텔, 기타 부대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재미동포 사업가 김동옥 회장이 대표로 있던 코암인터내셔널이 시행을 하다 지난해 6월 정해진 잔금납부일을 지키지 못해 사업이 중단돼 왔다.
이후 인천경제청 주도 하에 SAT를 설립, 우선협상시공사 선정 등의 절차를 진행하며 이제야 결실을 맺게 됐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이달 중 우선협상시공사와 도급계약을 마무리한 뒤 2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2월 착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속사정을 아는 업계 사람들의 시각이다. SAT 측 역시 진척된 사항이 없어 구체적인 일정을 논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SAT 관계자는 "업무약정을 체결하고 업무를 시작한 지 이제 2주 조금 지난 상황"이라며 "현재 계획 수립과 방향 설정 등을 하고 있는 단계로 자세한 일정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선협상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도 "인천경제청과 SAT 측에서 금융약정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시공계약을 하는 등의 진전이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문제는 사업 진전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약정이 이 프로젝트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데 있다. 재미동포들의 국내 대출이 쉽지 않아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해외동포들의 경우 연락하는 데 제한이 있어 은행마다 대출자격을 까다롭게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 시행사인 코암인터내셔널이 시공사 산정에 애를 먹고, 1% 남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이유도 금융약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인천경제청과 코암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며 "고국을 그리워하는 재미동포들에게 정주환경을 조성해주자는 콘셉트는 좋았지만 처음부터 무리가 많았던 사업"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무래도 사업주체가 민에서 관으로 넘어갔으니 프로젝트는 보다 수월하게 진행되겠지만 이미 재미동포들의 신뢰를 크게 잃은 상태라 이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코암은 지난 2013년부터 재미동포를 대상으로 사전 분양을 하면서 시공사로 D·H 등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를 언급했다. 그러나 시공하겠다는 건설사가 없자 결국 지방건설사인 S사와 계약을 맺었고, 이마저도 잔금을 내지 못해 인천경제청으로 사업권을 넘기게 됐다.
결국 우선협상시공사로는 대형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선정됐지만 이 과정에서 처음 약속했던 시공사, 착공일, 준공일 등은 지키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해 말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게 되면서 계약자들의 해지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 부동산사업을 했던 한 관계자는 "재미동포들의 특성상 결속력이 강하고, 입소문이 빠르다"며 "이전에도 제주도 중문단지 '이미지카운티 토지 분양'과 중국 심양 '맨해튼 아파트 분양' 사업에서 사기를 당한 경험들이 있어 신뢰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코암 김동옥 회장이 성공한 재미동포로서 신망을 받았기 때문에 처음에 그를 믿고 계약한 동포들이 많았으나 사업 자체가 계속 삐걱대자 마음을 접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며 "프로젝트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인천경제청과 SAT가 신뢰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