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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쎄시봉' 정우 "스타? 천천히 느리게 가고 싶을 뿐"

배우 정우./라운드테이블(김민주)



정우(34)에게 지난 2013년 방송된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인생에서 한 번쯤 찾아온다는 기회였다. 데뷔 이후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정우에게 '응답하라 1994'는 그동안의 노력의 대가가 되기에 충분했다. '스타'라는 칭호가 바로 그 대가였다.

그러나 정우는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천천히 느리게 가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응답하라 1994' 이후 차기작 소식이 없자 주변에서는 작품을 너무 고르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럴수록 정우는 신중하게 다음 행보를 고민했다. 흥행과 상관없이 할 수 있는 후회 없을 작품인가. 냉정한 질문 끝에 마침내 만난 다음 작품이 바로 영화 '쎄시봉'이었다.

영화 '쎄시봉'./CJ엔터테인먼트



'쎄시봉'은 1970년대를 풍미한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무대로 청춘들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리는 영화다. 송창식, 윤형주로 이뤄졌던 트윈폴리오가 사실 듀엣이 아닌 트리오였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가상의 인물 오근태와 이들의 뮤즈인 민자영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

정우는 극중 20대 시절의 오근태를 연기했다. 40대 오근태 역을 맡은 김윤석과의 2인 1역이었다. '응답하라 1994'에 이어 또 다시 맡게 된 복고풍 캐릭터지만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 "시나리오를 읽는데 굉장히 설레더라고요. 김희애, 김윤석 선배님들이 함께 한다는 것도 설렘으로 다가왔고요. 70년대가 배경인 건 신경 쓰지 않았어요."

오근태는 순박하면서도 순수한 청년이다. 처음 만난 사내들과 거친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다혈질이지만 한눈에 반한 사랑 앞에서는 어찌할 줄 모르는 숙맥이기도 하다. '응답하라 1994'에서 연기한 쓰레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정우는 오근태와 쓰레기는 다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연기하면서 제 자신을 버릴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매 작품마다 캐릭터나 상황은 바뀔지 몰라도 연기하는 사람은 정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나라면 영화 속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생각하며 연기할 뿐이에요."

배우 정우./라운드테이블(김민주)



음악도 중요한 영화인만큼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연주해야 했다. 강하늘, 조복래와 달리 뮤지컬 경험이 없었던 정우에게 노래와 기타는 긴장되는 도전이었다. "잘하는 척은 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연습을 해봤자 실력이 얼마나 올라가겠어요? (웃음) 그 대신 진심이 전달된다면 부족한 실력도 용서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오근태가 민자영을 향해 수줍게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부르는 장면은 그런 정우의 진심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응답하라 1994'과 '쎄시봉'은 시대가 달라도 청춘의 감정은 하나라고 말한다. 어설프고 서툴지라도 열정과 순수함이 있는 것이 곧 이들 작품이 말하는 청춘의 정체다.

정우는 자신의 청춘을 "갈팡질팡하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던,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고민하며 무작정 하루하루를 살아간 불투명한 시기"라고 표현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촬영장에서 외로움과 서러움을 느끼던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열정과 순수함을 잃지 않았던 것은 자신과 같은 청춘의 시기를 보낸 선배들이 건네준 작은 말 한 마디 덕분이었다. "예전에 박상면 선배님이 촬영장에서 주눅 들어 있는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괜찮아. 이빨 꽉 깨물고 해. 잘 할 수 있어'라고요. 주먹을 불끈 쥐게 됐죠. (웃음) 그런 선배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 정우./라운드테이블(김민주)



'쎄시봉'을 마친 정우는 지금 영화 '히말라야'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천천히 느리게 가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쎄시봉'이 상업영화로는 첫 주연작이에요. 한 작품씩 배워 나가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30대 중반인데 지금 배워서 언제 좋은 연기 할 거냐고 말하겠죠? (웃음)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정말 천천히 느리게 가고 싶어요. '천천히 느리게'라는 말이 제 인생과 접목되기를 바라고요. 그러다 보면 어떤 배우보다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배우 정우./라운드테이블(김민주)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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