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순수의 시대' '헬머니' '살인의뢰' '소셜포비아'. (사진 상단 왼쪽부터)
'국제시장'의 1000만 영화 등극으로 활기를 띄었던 한국영화가 또 다시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달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쎄시봉'과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한데 이어 극장가 비수기인 3월에도 큰 화제작이 없어 한국영화의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국영화가 침체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은 극장을 찾는 관객의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체 영화 관객수는 1666만559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1855만8008명)에 비해 약 219만 명이 줄어든 수치다.
설 연휴 개봉한 한국영화 대작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기록한 것도 침체의 원인이 다. '쎄시봉'은 171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조선명탐정2'도 14일까지 누적 관객수 386만여 명으로 전작의 기록(478만)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영화 점유율은 지난 1월 62.4%에서 2월 48.3%로 대폭 하락했다.
3월에 접어들어서도 한국영화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지난 5일 개봉한 '순수의 시대'와 '헬머니'는 각각 19금 치정 사극과 코미디를 내세워 흥행에 도전했으나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14일까지의 누적 관객수는 각각 43만6295명과 38만5157명에 불과하다.
영화 '스물' '차이나타운' '화장' '장수상회'. (사진 상단 왼쪽부터)
그나마 체면을 살린 것은 지난 12일 개봉한 '살인의뢰'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살인의뢰'는 14일까지 누적 관객수 36만2812명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킹스맨'과 '채피' '위플래쉬'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개봉하는 4월 말까지 부진이 계속된다면 한국영화는 더더욱 깊은 침체기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것은 신선하고 젊은 감각을 내세운 영화들이 대거 개봉한다는 사실이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이병헌 감독의 '스물'과 다음 달 개봉하는 한준희 감독의 '차이나타운'은 충무로의 각광 받는 30대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다. 지난 12일 개봉한 '소셜포비아'도 박스오피스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도 희망을 갖게 만든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 등 유명 감독의 신작들도 개봉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