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어라운드 VS 자본잠식
2014년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대형건설사는 대림산업을 제외한 대부분 전년 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중견건설사는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1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중소형 건설사 20개 중 연간 순손실을 기록한 적자 기업 수는 2013년 13개에서 2014년 9개로 감소했다. 부동산시장 회복에 힘입어 중견건설사의 실적도 개선된 것이다.
특히 삼호와 금호산업, KCC건설 3곳은 시장 회복과는 별개로 구조조정과 자본확충으로 체질 자체를 개선한 건설사로 꼽혔다. 이 중 삼호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113%, 243% 증가한 675억원, 288억원에 이르렀다. 워크아웃 졸업도 내년이면 가능할 전망이다.
이 외 동원개발과 서한, 아이에스동서 등 3개 업체는 자체 사업으로 수익성 극대화에 성공했다. 또 코오롱글로벌과 이테크건설 등은 비건설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견건설사 실적 개선의 주된 이유는 시장 회복의 영향이 크지만 모두 낙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시황 개선을 누리는 업체들은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빨랐고 체질개선을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남기업과 울트라건설은 3월 말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기 전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경남기업은 최근 지난해 영업손실 1827억원, 순손실 2657억원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경남기업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92억8936만원으로 돌아섰다. 직전 연도 자본총계는 1091억5521만원이었다.
울트라건설도 영업손실 513억원, 당기순손실 84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에 지난 13일 한국거래소가 '자본전액잠식 및 감사의견 비적정설의 사실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울트라건설 측은 "아직 감사보고서를 수령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울트라건설의 주식은 풍문사유 미해소를 이유로 13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밖에 남광토건과 삼환기업도 각각 1056억원과 6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동부건설도 2013년과 2014년도 연속 1780억원과 2111억원의 순손실을 내 자본잠식률이 80%에 육박한 실정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은 호황이라지만 워크아웃·법정관리에 들어간 중견사들의 경우 혜택을 보기 어렵고 주택을 제외한 건설경기는 여전히 침체된 상황이라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