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실수요자가 판도 바꿔나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거래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같은 재건축 호재에도 강남·강동구에서 거래량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은 줄고 강동이 늘었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현재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2만5108가구로 지난해 1분기(1~3월)동안 거래된 2만2856가구보다 2252건 늘었다.
강남과 강동의 재건축 이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며 전세보다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전세 물량이 월세로 급격히 돌아서며 전셋집 찾기가 더 어려워진 것도 세입자의 매매전환을 부추겼다.
눈에 띄는 점은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강남구 아파트 거래가 전년동기대비 줄어든 것이다. 이에 반해 같은 재건축 호재를 맞고 있는 강동구에서는 거래량이 큰 폭으로 올랐다.
실제 강남구는 올초부터 25일 현재까지 1588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성사됐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212건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강동구는 479건 늘었다. 올해 현재까지 1660건의 거래량을 보인 강동구는 강남구를 크게 앞섰고 3월말까지 남은 일 수가 아직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강동구의 아파트 거래 강세는 가격에도 영향을 끼쳤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대비 2월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동구는 0.5%나 상승하며 서울시 전체 자치구 중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반면 강남구는 0.23%올라 평균을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강동구는 0.16% 상승했고 강남구에서 0.29%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 "같은 재건축 호재더라도 강남의 투자수요보다는 강동의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거래를 이끌고 있다"며 "강동구는 현재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매매전환수요 즉, 실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강남구 투자자들은 지난해 9.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한차례 움직였으나 지금은 주춤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 오름폭에 있어서도 완만한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