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을 찾은 한 수요자가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낙찰된 수도권 아파트 10건 중 3건은 감정가의 10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경매아파트 평균 낙찰가율도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매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2일 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법원 경매로 낙찰된 수도권의 아파트 699건 가운데 30.2%인 211건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수도권 아파트의 고가 낙찰 비율은 지난해 7∼13%대에 그쳤다. 그러나 올 들어 1월 14%, 2월에 18.8%로 증가한 뒤 3월 30%를 넘어섰다.
특히 서울 경매아파트는 지난달 192건 중 31.8%인 71건에 고가에 낙찰됐다. 경기도 역시 342건 중 30.7%에 해당하는 119건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인천은 120건 중 31건(25.8%)이 감정가를 초과했다.
고가로 낙찰되는 사례가 늘면서 지난달 수도권 전체 평균 낙찰가율은 91.7%까지 치솟았다. 2007년 6월(92.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인천과 경기지역 경매아파트 낙찰가율이 92.3%와 92.2%로 집계돼 각각 2008년 9월(99.1%), 2007년 6월(93.3%)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서울도 2008년 6월(92.3%) 이후 가장 높은 9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매시장이 이처럼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는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나 갈아타기를 목적으로 한 실수요자가 경매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고가 낙찰된 아파트 대부분이 감정가 1억~3억원대 중소형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달 고가 낙찰된 단지만 보더라도, 16일 낙찰된 서울 노원구 공릉동 우국리더스빌 65.6㎡ 아파트는 감정가(1억4300만원)의 128%인 1억8285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장호원현대 아파트 59.4㎡도 감정가(1억600만원)의 143%인 1억512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장을 찾는 수요자가 늘면서 입찰 경쟁도 높아졌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 응찰자수는 평균 10.2명으로 물건당 10명을 넘어섰다. 인천이 11.9명으로 경쟁이 가장 치열했고, 서울과 경기도는 9.8명과 9.9명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3일 입찰에 들어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49.9㎡는 무려 57명이 경합한 끝에 감정가(1억9300만원)의 112%인 2억1897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경매로 주택을 낙찰 받을 경우 세입자 명도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굳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 리스크를 안을 필요는 없다"며 "시세의 80% 내외로 낙찰을 받거나 중개업소를 통해 안전하게 거래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