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가 진행하는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이하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이 임대상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가락시장은 54만2920㎡ 부지에 총면적이 26만1787㎡에 이르는 대형 종합도매시장이다. 농수산물의 유통 근대화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와 서울특별시가 1985년 개장했다. 낙후된 시설과 편의시설 부족, 도·소매 미분리 등을 이유로 2009년 현대화 사업 1단계를 시작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임대상인들의 편의를 목적으로 한 해당 사업이 도리어 임대상인들에게 피해를 안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점포의 크기다. 새로 지어지는 판매동은 기존 점포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작다. 서울시 공사 측은 애초에 기존 점포와 동일한 면적의 점포를 새 판매동에서 제공한다고 밝혔다. 전체 2400여 가게가 모두 들어갈 수 있다고 공시된 것이다. 그러나 상인들이 체감하는 것은 달랐다.
축산시장의 한 임대상인은 "기존에는 사방으로 길이 있었지만 현대화 시설은 바둑판식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 기계를 둘 곳이 없어졌다"며 "기존 평수 그대로 가도 실내에 기계를 두면 공간이 매우 협소해져 사실상 가게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축산업 점포 권장기준이 7평인데 4~5평에서 1평 수준의 더 작은 곳으로 가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상인은 "사용하던 냉장·냉동고를 모두 버리고 새로 사야 할 지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한 상인들은 공사 측에서 "'좁은 점포로 불만이라면 점포들끼리 합병을 하라'며 '이주 자리 선정 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높은 점수를 주겠다'고 합병과 동업을 유도했다"고 전했다. "특정 기간 합병 신청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운영하는 가락시장은 내부 상인들 간 점포 거래가 금지돼 있다.
이회율 농수산식품공사 담당자는 "합병 유도는 사실무근"이라며 "복층 건물이다 보니 층별 배치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지만 일대일 비율의 현 면적은 보장하고 있어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지하 1층에는 물건 운반차량이 출입하지 못해 해당 층을 배정받은 청과시장 임대상인들은 공정하지 못한 자리 분배라며 지속해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는 등 시장 내 상인들의 불만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현대화 시설로의 이주를 포기하고 떠나는 임대상인들로 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한편 가락시장 현대화 시설 점포 입주는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다. 5월께 공사홈페이지에 입주 관련 공고가 공지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