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지역 주택시장도 '기지개'
의정부 민락2지구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양주 소재 X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박영주(37)씨는 최근 매도계약을 체결했다. 중개업소에 집을 내놓은 지 1년여 만에 계약에 성공한 것이다. 박 씨는 "부동산시장이 회복됐다는 언론 보도에도 실감이 잘 나지 않았던 게 사실"며 "내 집이 집이 팔리자 이제야 시장이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남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 받던 북부지역 주택시장이 올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기존주택의 거래가 늘면서 소폭이나마 가격이 상승하는가 하면, 신규 분양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29일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대표적인 경기 북부지역인 고양시의 올 1분기 아파트값 상승률은 0.92%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 0.66%보다 0.26%포인트 오름폭이 커졌다. 의정부(-0.12→0.50%)와 파주(-0.54→0.32%)는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올해 플러스로 돌아섰다.
경기도 고양시 주엽동의 A부동산 관계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일단 거래가 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집이 팔리지 않아 맘고생 했던 집주인들이 만족해한다"며 "이쪽 아파트 가격이 서울 전세가와 비슷하다 보니 서울에서 전세 살던 세입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이유로 신규분양시장도 호황이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북부지역은 서울과 경기 남부지역과는 달리, 분양이 주춤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분양이 소진되고, 집값도 소폭이나마 오르면서 공급 물량이 풀리는 모양새다.
지난 주말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2지구에서 문을 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견본주택에는 3일간 1만60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의정부 구도심이나 서울 북부지역에 전세로 사는 30대 젊은 부부를 겨냥한 분양가·상품구성 등이 주효했다.
김정호 반도건설 홍보팀장은 "평균 분양가가 3.3㎡당 870만원으로 저렴한 데다, BRT정류장이 가까워 서울까지 출·퇴근하기 쉽다는 점에서 젊은 부부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의정부와 서울 도봉구에서 온 고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견본주택 앞에는 이동식 중개업소 이른바 떴다방 사람들이 40~50명 대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앞서 민락지구에서 공급된 푸르지오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최고 3000만원이 붙었다며 수요자들을 유혹했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롯데건설이 3년 만에 분양을 재개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10월 경의선 야당역 개통이 예정되면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지게 됐다"며 "3개월 내 완판이 기대된다"고 귀띔했다.
한화건설도 고양 일산신도시 킨텍스 부지에서 분양을 준비 중이다. 공급에 앞서 오픈한 홍보관에는 평일 70~80명, 주말 1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인근 전세 거주자로 내 집 마련 목적으로 방문하는 30~40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