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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연평해전] 잊지 말자는 외침 뒤에 감춰진 질문

영화 '연평해전'./NEW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은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부근 NLL에서 벌어진 남한과 북한 해군 사이의 교전을 소재로 한 영화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터키와의 3·4위전이 열리던 날 일어난 비극이었다. 남한에서는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을 당했다.

제작 단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국사회의 오랜 갈등 중 하나인 이념 대립의 문제를 건드리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투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촬영 도중 캐스팅이 바뀌기도 했다. 고충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영화에 뜻을 보탠 일반 관객의 힘 덕분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마련해 마침내 영화로 완성될 수 있었다.

영화 '연평해전'./NEW



영화는 남북 대립과 이념적인 문제 등 민감한 이야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가족 중심의 감동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사건 당시 순직한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영화는 이들을 특별한 사람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생각하는 아들, 그리고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지닌 남편 등 평범함이 이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의도임을 잘 알 수 있다.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관객 마음을 끌어들인 영화는 후반부에 펼쳐지는 전쟁의 참상으로 비로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낸다. 전투 장면은 걱정한 것과 달리 준수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도망갈 곳 없는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외롭고도 참혹한 전투가 사실적으로 펼쳐진다. 평범한 개인의 삶이 거대한 이념 대립으로 벌어지는 전투로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두 눈을 뜬 채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그 순간 영화는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다. 이들의 죽음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영화는 다소 투박하지만 전쟁 소재의 실화 드라마로서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다만 영화를 보고 난 뒤 한 가지 의아함이 생긴다. 영화는 연평해전의 희생자들을 잊지 말자고 말하지만, 정작 "왜" 잊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가 그 대답까지 담았다면 걷잡을 수 없는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을 것이다. 논쟁을 피하기 위한 상업적인 선택이지만 그것이 최선이었을지는 의문이 든다. 12세 이상 관람가. 6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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