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비교적 안정적, 관급공사 수주 2조원 확보해
법원·산은 발빠른 회생계획 착수가 관건
[메트로신문 김형석기자]법정관리에 들어간 동부건설이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절차를 밟게 되면서 쌍용건설처럼 성공적인 재기기 가능할지 주목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다음달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의 심리와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법원은 이날 회생계획안이 확정되는 대로 매각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동부건설이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회생담보권 100% 현금변제, 회생채권 53% 출자전환, 회생채권 47% 현금 변제(10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 3/4, 회생채권자 2/3 동의만 받으면 회생계획안은 확정된다.
매각주간사로는 동부증권, 삼정KPMG, 삼일회계법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동부증권은 동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동부익스프레스의 M&A를 담당하고 있다. 삼정KPMG는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실사를 담당했다.
업계에서는 동부건설이 예정대로 회생계획안이 확정될 경우 쌍용건설처럼 이른시기에 정상화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워크아웃 중이던 쌍용건설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지원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부동산 시장 악화와 잇딴 매각 실패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주 원인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패스트 트랙(Fast Track) 방식으로 회생절차를 추진했고 M&A 예비입찰 이후 2개월 만인 지난 1월 두바이 투자청과 투자유치 계약에 성공했다.
패스트 트랙이란 10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는 기업회생절차를 간소화하고 채권단의 의견을 반영해 최소 6개월 안에 회생절차 졸업을 유도하는 제도다.
당시 법원은 "쌍용건설이 해외건설을 많이 하는 대형건설사라는 점을 감안해 국가 경제와 국익, 국가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매각 후 쌍용건설은 유상증자 된 1700억원을 재원으로 이달 18일 회생채권을 현금 변제하고 지난 20일 법원에 회생절차 종결을 신청했다. 법원은 같은 달 26일 쌍용건설의 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4개월 만이다.
동부건설도 쌍용건설과 비슷한 상황이다.
하도급 협력업체가 1347개에 달하는 동부건설도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 법원의 발빠른 대응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정상황도 예상보다는 심각하지 않다. 동부건설을 실사한 삼정KPMG는 이 회사 청산가치와 회생가치를 각각 3826억원, 4102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월 기준 총자산도 총부채보다 500억원가량 더 많은 6913억원으로 집계됐다.
동부건설이 보유 중인 동부하이텍 지분(10.17%) 등 자산 프리미엄이 1000억원에 달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M&A 중인 동부익스프레스의 후순위 채권 500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영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정KPMG는 동부건설이 2024년까지 신규수주 5조4000억원, 누적매출 6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급공사도 2조원가량의 수주고를 확보하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쌍용건설외에도 최근 동양건설산업과 LIG건설도 성공적인 매각이 이뤄진 만큼 동부건설도 예상대로 회생절차에 돌입하면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특히 동부건설의 경우 재정상황이 나쁘지 않고 1000억원가량의 자산 프리미엄도 있기 때문에 인수자에게는 매력적인 기업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법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상황"이라며 "매각 이후에도 정상적인 경영 회복을 위한 확실한 계획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