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설사가 해외 진출 50년 만에 누적 수주액 70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중동 편중에따른 리스크와 경쟁력 악화 등은 해결점으로 꼽힌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2008년 1억1200만달러에 수주에 성공해 준공한 베트남 카이멥 항만터미널(Cai Mep International Terminal). /포스코건설 제공
글로벌 건설산업 경쟁력 세계 8위…전년 비 한계단 하락
지역·공종 다양화와 글로벌 경쟁력 재고 필요
우리나라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이 7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저가수주에 따른 출혈 경쟁 심화와 절반에 달하는 중동 편중 현상, 글로벌 경쟁력 악화 등은 해결해야될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은 6996억 달러다. 지난 4일 삼성물산이 계약을 체결한 호주 웨스트 코넥스 고속도로 프로젝트(6억9000만 달러)의 결과 보고가 접수되면 우리나라 해외 건설 수주액은 700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앞서 현대건설이 지난 1965년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540만 달러에 수주한 이후 50년 만에 쾌거다.
해외수주 초창기에는 누계 수주액 1000억 달러를 달성하기까지 27년 이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 2013년 12월 6000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1년 6개월 만에 7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건설산업 경쟁력이 뒷걸음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이 최근 발표한 '2014년도 국내 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년보다 1계단 하락한 8위를 기록했다.
총 14개의 세부지표 중 '국가별 건설인프라 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3계단 하락한 11위를 기록했다.
이어 '건설인프라 경쟁력 평가'에서 건설시장규모(10위→11위), 건설제도(10위→13위), 인프라(10위→11위) 등의 지표가 모두 하락했기다.
이 밖에도 정책결정의 투명성(19위), 부패인식지수(14위)와 물류성과지수(13위), 설계경쟁력(16위), 설계생산성 10위, 전체 매출액 대비 해외 매출액 비중이 17위로 모두 10위권 밖이다.
올해 해외 실적도 하락세다.
해외건설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12일 기준 올해 해외수주액은 234억6631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72%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그간 총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중동지역의 실적이 급감했다. 이 기간 중동지역 수주액은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인 68억4893만 달러에 그쳤다.
또 해외업체가 국내 건설사의 국내 입찰 담합문제를 제기하면서 무산된 건수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입찰 담합을 이유로 해외 경쟁사들의 문제제기가 5건이었다.
이들 해외업체는 수주 경쟁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거나 입찰경쟁 승리 후 마지막 가격협상 등의 과정에서 마지막 승부수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사 한 해외수주 담당자는 "국내에서 적발된 담합 사건을 해외 경쟁사들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최근에도 국내사가 유리한 낙찰조건에도 불구하고 발주사가 갑자기 해외업체와 계약하기도 했다"며 "경쟁사들이 국내 담합사건을 이용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한 협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건설산업이 국가 경제에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공종과 지역 다양화와 투명성 확보 등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건설사들은 현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