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형석기자]대림산업이 재개발·재건축 노른자 지역에서 연거푸 수주에 실패했다. 당초 두 지역은 타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어 기대감이 높았던 지역으로, 이번 수주 실패가 추후 시공사 선정에 악영향을 미칠 지 주목받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호가든맨션3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현대건설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날 동작구 흑석동 원불교회관에서 열린 총회에서 현대건설은 전체 조합원 440명(투표자 429명) 중 175표를 얻었다. 반면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은 각각 155표, 96표를 얻는데 그쳤다.
삼호가든3차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로,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지역이다. 재건축 물량은 총 835가구로, 조합분(424가구)를 제외하고도 400가구 이상이 일반에 분양된다.
특히 이 단지는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15차 등 추후 강남권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진출의 교두보로 주목받았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 11일 자치구인 서초구가 조합원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설사들에 대해 서초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이어 진행된 성남시 신흥2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수주에 실패했다.
지난 28일 성남시청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대림산업은 1964명 중 748표(부재자투표 포함)를 얻는데 그쳤다. GS·대우건설 컨소시엄은 1186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지역은 4400여가구에 도급공사비만 6500억원에 달하는 재재발 '대어'로 꼽힌 지역이다.
앞서 대림산업은 이 단지 수주를 위해 대대적인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공사비는 3.3㎡당 349만9000원을 제시해 GS·대우보다 255억원의 총 비용을 줄였다. 사업비 조달금리는 경쟁사(6%)의 절반 수준인 3.9% 고정금리를 제시했다.
또 조합원에게 각 500만원씩 무이자이주비와 별도로 이사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지역 조합원 수가 약 2000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약 100억원을 이사비용으로만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인근 중1구역, 금광1구역 다른 사업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획기적인 제안이었다.
재개발·재건축 수주액 1위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수주 실적도 다소 저조하다.
주요 건설업체의 올해 수주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림산업은 현재 3건에서 3753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이는 GS건설(3조3845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 밖에 롯데건설(1조3595억원), SK건설(4540억원)보다도 적은 수주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이)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다 보니 타 건설사의 견제가 심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수주 실패가 바로 추후 진행되는 지역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삼호가든3차의 경우 현대건설이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우리보다 더 간절했던 것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신흥2구역의 경우 최근 인근에 진행 중인 금광1구역을 따낸 만큼 이번 수주 실패가 추후 입찷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