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이 지난달 27일 법동 소류지 일원에서 열린 저출산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에서 D라인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메트로신문 김서이 기자] 대부분의 한국인이 자녀로 인해 심리적인 만족감과 안정감을 느끼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과 양육을 꺼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적 이유로 인해 자녀를 가짐으로써 얻는 기쁨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 출산율을 높이는 범정부적인 저출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8일 보건복지이슈앤포커스를 통해 한국인이 생각하는 '자녀 가치(Value of Children)'를 주요 8개국과 비교한 보고서 결과를 발표했다.
2012년 미국, 스웨덴, 중국, 영국, 일본, 독일, 대만, 프랑스와 한국의 1만8063명이 참가한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조사 결과를 분석해 각국 국민이 자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긍정적 항목과 부정적 항목을 나눠 살펴봤다. 조사는 5점 척도로 진행됐다.
긍정적 항목으로는 ▲ 자녀는 부모의 기쁨이다 ▲ 자녀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 상승한다 ▲ 성인 자녀는 노부모에 도움이 된다 등 3가지다.
부정적 항목으로는 ▲ 자녀는 부모의 자유를 제한한다 ▲ 자녀는 재정적 부담을 준다 ▲ 자녀는 부모의 경제활동 기회 제한한다 등 3가지다.
조사결과, 한국인은 긍정적인 항목과 부정적인 항목 모두에서 타국에 비해 다소 높은 점수를 얻었다.
'자녀는 부모의 기쁨이다' 항목에서는 평균 (4.34점)보다는 낮지만, 꽤 높은 편인 4.26점을 얻었다. '자녀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한다'는 항목에서도 스웨덴(3.2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3.17점을 받았다.
부정적 항목인 '자녀는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이다' 항목에서는 3.26점으로 프랑스(3.84점), 대만(3.38점)에 이어 세 번째로 점수가 높았다.
'자녀는 부모의 경제활동 기회를 제한한다' 항목에서는 3.25점으로 독일(3.2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자녀가 부모의 자유를 제한한다' 항목에서도 가장 높은 2.84점을 얻었다.
김미숙 보사연 연구위원은 "한국인은 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도 높고 부정적인 가치도 높은 양면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자녀가 기쁨이기는 하지만 자녀양육이 경제적으로 부담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어 "출산율을 높이려면 자녀양육에 뒤따르는 부모의 경제적 부담과 활동 제한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