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이홍원 기자]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와 삼성물산이 법정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고등법원 민사40부(이태종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 및 결의금지 가처분' 항고심 심문기일에서 엘리엇 측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 등 국내외 자문기관들이 한 목소리로 합병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는 온전히 삼성의 지배권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으로 넘기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합병에 위법성이 없다"면서 "상장회사 간 합병비율은 주가에 의해 산정하라고 법이 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ISS는 엘리엇 측과 공생관계에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ISS의 지적을 따르더라도 합병비율은 법에 따라 정해졌고 합병이 부결되면 주가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주주총회가 예정된 오는 17일 전까지 항고심 결론을 낼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엘리엇이 KCC를 상대로 별도 제출한 '삼성물산 자사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항고심은 오는 14일 오후 2시 심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삼성물산 지분 7.12% 확보한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오너 일가의 지배권 승계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을 냈지만 패소했다. 또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자사주 899만주(5.76%)를 KCC에 매각하기로 하자 이에 대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을 추가로 법원에 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