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운동하는 여자'다. 뛰어난 몸매를 앞세운 운동 비법으로 여성들의 건강미를 조명하면서 운동이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많은 여성 트레이너와 피트니스 모델들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지만 그 선두에 있는 것은 단연 배우 겸 모델 유승옥(26)이었다.
유승옥은 지난해 머슬마니아 세계대회 커머셜 모델 부문에서 동양인 최초로 TOP5에 들었다. 이 소식은 곧바로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언론도 앞다퉈 보도했다. 2015년을 뒤흔든 '유승옥' 열풍의 시작이다. 이후 방송계에 입문해 각종 예능과 드라마에서 활동했다.
20일 종영된 국내 최초 여성 바디 전문 프로그램인 '더 바디쇼'는 유승옥에게 의미가 크다. 첫 버라이어티쇼 MC를 맡았고 프로그램 내에서 자신의 전문분야인 운동을 전담했기 때문이다.
"머슬마니아로 유명해지기 전 이미 섭외가 됐어요. 여진 언니, 레이디제인 언니가 잘 이끌어줘 별 탈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운동 방법을 소개하는 '텐미닛' 코너는 소중한 경험이죠. 실제로 그걸 보고 따라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더 바디쇼'를 통해서 건강 전도사가 된 기분이었어요."
몸짱으로 유명해진 유승옥이지만 사실 자신의 몸에 대한 콤플렉스가 많다. 튼실한 허벅지 때문에 늘 하체를 가리는 옷을 입었고, 지방흡입 시술까지 했다. 하지만 오히려 부작용을 얻었다. 고민을 해결한 것은 오롯이 운동 덕분이었다.
"저와 발레 선생님, 트레이너가 함께 만든 '발레이션'이라는 운동이 있어요. 특별한 기구 없이,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할 수 있죠. 몸치인 제가 할 정도니 누구든지 쉽게 따라할 수 있어요. '더 바디쇼'에서도 '발레이션'을 위주로 가르쳤어요. 만족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죠. 내 몸을 노력으로 디자인한 거니까요."
유승옥은 연기에도 도전하고 있다. SBS '도도하라'의 단역을 시작으로 MBC '압구정백야'에 깜짝 출연했고, 최근에는 웹드라마 '소녀연애사'에 출연했다.
"재미있는 경험이죠. 극중에서 엽기 표정을 잘 짓는데 작가님이 못생기게 나온다고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꿋꿋이 했어요. 추울 때라 감기에 걸려서 목소리도 이상하게 나왔는데 댓글에서 트렌스젠더 아니냐고 하더라고요."(웃음)
엄격한 부모님은 연기자와 모델을 꿈꾸는 그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래서 부모님의 바람대로 교원자격증까지 땄다.
"제가 상처 받을까봐 걱정을 많이 하세요. 인기를 얻기 시작한 초창기에 제 몸의 특정부위를 부각한 사진과 영상들이 쏟아져나오자 충격까지 받으셨죠.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좋은 일만 생기겠냐면서 절 응원해주세요. 저 역시 유명세에 대한 세금이라고 생각해요. 건강함을 보여주려는 건데 섹시함으로 받아들이면 어쩔 수 없는거죠."
욕심이 많다며 예능도 연기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유승옥은 최종적으로 한국인 최초의 '빅토리아 시크릿'모델이 되는 게 꿈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사진/손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