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사이트 해킹…공개 협박
해커집단 "사업 중단 안하면 회원 신상정보 공개"
탈퇴자 정보에서 회원 나체사진까지 확보 주장
애슐리 매디슨 운영사의 해킹 성명서 /애슐리 매디슨 홈페이지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불륜 만남을 알선하는 글로벌 웹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이 해킹당했다. 해커 집단은 사이트를 폐쇄하지 않는다면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 중이다. 사이트 자체 집계로 전세계적으로 3756만명의 회원이 있어 정보가 실제 공개된다면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 사이트는 올해 3월 한국에서도 영업을 재개해 상당수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해킹팀사의 해킹 사태를 비롯해 해킹 문제가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오후 애슐리 매디슨의 운영사인 어비드 라이프 미디어(ALM)사는 애슐리 매디슨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허가받지 않은 집단에 의한 시스템 접근 시도를 최근에 알게 됐다"며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취약지점을 폐쇄하는 등 보안조치를 취하고 사법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ALM사는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최우선 관심사라며 고객이 원하는 신상정보를 삭제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객이 가장 궁금해 할 정보 유출 규모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임팩트 팀'이라는 이름의 해커집단은 전날 밤 해킹 직후 온라인성명을 내고 요구사항과 해킹 규모를 밝혔다.
임팩트 팀은 "애슐리 매디슨이 사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회원 신상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자매 사이트인 '이스태블리스드 멘'의 폐쇄도 함께 요구했다. 이 자매 사이트는 여대생과 부유한 남성들을 연결해 주는 사이트다.
해커 집단은 회원 이름, 주소, 금융 기록, 성적 취향, 교류 정보 등은 물론이고 나체 사진까지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슐리 매디슨의 고객정보 삭제 서비스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정보를 삭제하려면 19달러(약 1800원)를 내야 하지만 서비스를 통해도 정보는 완전히 삭제되지 않는다"며 "회원을 탈퇴하고 돈을 지불한 가입자의 자료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애슐리 매디슨은 기혼자들의 만남을 알선하는 사이트로 2001년 캐나다에서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해 3월 처음 진출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간통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사이트를 차단했다. 올해 간통죄 폐지 이후인 3월에 다시 진출해 활동 중이다. 애슐리 매디슨은 접속 차단 기간에만 한국 가입자가 10만명 이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어 앱을 소개하는 문구에는 "1만1000 명의 새로운 회원님들이 매일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