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호반건설 제시액 6천억보다 크게 높아…인수 부담↑
[메트로신문 김형석기자]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에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매입하는 가격으로 1조218억원을 제시했다. 이 가격은 지난 4월 응찰한 호반건설 제시액 6007억원보다 크게 높은 금액으로, 박 회장의 인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산업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국민은행, 대우증권 등으로 구성된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운영위원회는 금호산업 지분 매각 협상 가격을 주당 5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이 가격은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이 책정한 금호산업의 기업가치 주당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90.3%(2만8000원)이 추가된 액수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 이유는 가장 많은 지분과 의결권을 보유한 미래에셋이 최소 주당 가격 6만원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은 앞으로 한 달 내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간 내에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제3자를 대상으로 매각을 재추진해야 한다. 다만, 제3자 매각에 실패 시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되살아난다.
하지만 높은 책정가격이 박 회장에게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08%)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금호터미널·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IDT 주식 100%를 보유하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지배구조가 맞물려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본인자금 2000억∼3000억원에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SI)와 손잡고 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호반건설이 본입찰에서 써낸 인수가격보다는 높은 책정가격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1조원을 상회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우선매수권청구를 하지 않을 경우)제3자 매각이 실패하면 박 회장이 재차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과의 줄다리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