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건설한 쿠웨이트 원유집하시설과 가압장 시설개선 프로젝트(KOCFMP) 공사 현장. /SK건설 제공
[부동산레이더]국내건설사, 쿠웨이트 정유공사 수주...해외수주 물꼬 틀까?
국내업체 수주액 52.7달러…올해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
[메트로신문 김형석기자]국내 건설사 5곳이 쿠웨이트 대형 정유공사를 수주하는 등 최근 중동에서 낭보가 이어져 해외수주에 어려움을 겪은 건설사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지 주목받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대우·한화·SK건설과 현대중공업은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KNPC)로부터 알 주르 신규 정유공사(NRP) 사업에 대한 낙찰통지서(LOA)를 받았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KNPC가 발주한 이 사업은 쿠웨이트 남부 알주르 지역에 일일 생산량 61만5000배럴 규모의 저유황 연료유 생산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 140억 달러(1~5패키지)로, 올해 발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이중 국내업체의 수주액은 53억1400만 달러에 달한다.
1번패키지(사업비 42억2400만 달러)에서는 한화건설이 스페인 테크니카스, 중국 시노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수주했다. 이중 한화건설의 지분은 10%인 4억2400만 달러 규모다. 2번과 3번(57억6000만 달러)은 대우건설과 현대중공업, 미국의 엔지니어링 업체 플루어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이중 대우건설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19억2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정유공장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용 해상 출하 시설을 건설하는 5번 패키지(15억 달러)에서는 현대건설(6억 달러)과 SK건설(4억5000만 달러)이 낙찰받았다.
지난달 28일에는 삼성물산이 카타르 수전력공사가 발주한 카타르 퍼실리티 D(Facility D IWPP)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카타르 도하 남쪽 15km지점에 복합발전소와 하루 평균 1억3000만갤런(4억9000만리터)의 물을 생산할 수 있는 담수공장을 짓는 공사다. 총 공사비 24억6500만 달러 중 삼성물산 계약분은 18억 달러다.
올 하반기 해외에서 추가 수주 전망도 밝다.
200억 달러에 이르는 이집트원전 수주전에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컨소시엄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유엔의 대(對) 이란 제재 해제로 현지 대형 공사 발주도 기대된다.
국내 건설업계는 올 들어 중동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슬람국가(IS)로 인한 정세불안에다 저유가와 저금리상황이 지속되면서 현지발주가 연기된 탓이다.
올해 발주가 연기된 중동 프로젝트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라스 타누라 대형 프로젝트(20억 달러 규모) ▲카타르 석유공사의 알카라나 석유화학 프로젝트(65억 달러) ▲도하 샤크 크로싱 프로젝트도(60억 달러) 등이다. 이번에 수주한 알주르 정유공사 사업도 지난 1월(5번 패키지)과 3월 발주하려다가 연기됐던 프로젝트다.
이 같은 영향으로 중동 발주가 줄면서 국내 업체의 해외수주액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일 현재(쿠웨이트 정유공사 미포함) 올해 중동 수주액은 71억7286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 수준이다. 중동 수주감소로 전체 해외수주액도 지난해 같은기간의 65% 수준인 265억2338만 달러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해외수주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중동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지난해에 비해 해외수주액이 크게 감소했다"면서도 "이미 중동 이외 지역에서는 평년보다 많은 수주를 한 만큼, 이번 정유공장 수주를 통해 미뤄진 중동 발주가 속개되면 해외공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