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윤정원기자]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내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적 계산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정치적 고려 없이 결단한 건 처음이다"라며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믿고 뽑아주신 시민 여러분께 용서받기 어려운 결정임을 알지만 이 선택이 그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마지막 양심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털어놨다.
김 최고위원은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밴 스타의식과 조급증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지만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갔다"며 "초심은 사라지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판단력은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은 국민을 논한다지만 그 생각의 깊이는 현저하게 얕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여기서 다음 선거 출마를 고집한다면 자신을 속이고 국가와 국민 그리고 누구보다 저를 뽑아주신 지역구민들께 큰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며 "조국의 밝은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불출마 선언이 대권 행보와 같은 향후 활동과 연결된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아직 임기 이후 정해진 것이 없다. 분명 말씀드리지만 저 스스로 변화 없이 이런 모양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이어 "저 자신부터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실력과 깊이를 갖췄을 때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완전한 정계 은퇴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사퇴 의향은 없으며 19대 남은 임기 동안 열심히 의원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자리를 비운 상태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 사전에 당 대표나 중진들과의 논의가 있었는지 묻자 그는 "오로지 가족들과만 상의했다"며 "지도부는 전혀 모르실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향후 여당 지도부가 완강히 말릴지라도 재고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