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고검장 습격한 이씨 "고의성 없었다" 혐의 전면 부인
[메트로신문 이홍원 기자] 서울고검장 출신인 박영수(63) 변호사를 흉기로 습격한 혐의(살인미수)로 구속기소된 이모(63)씨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유남근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오전 열린 첫 공판에서 이씨는 "사고 당시 휘둘렀던 커터칼의 날이 아주 조금 나온 상태였고 고의성도 전혀 없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이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 상황을 좋게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정덕진씨가 수임한 박 변호사가 전관 혜택을 받은 것으로 의심할만한 전화 통화를 들었다"며 "순간적으로 욱한 마음에 '너 전관(예우) 받은 것이 맞지 않냐'며 욕을 했다. 그동안 맺힌 한이 순간적으로 폭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이씨는 "정말로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면 칼로 찔렀을 때 박 변호사의 옷은 찢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흔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별도로 이씨는 검찰의 조사가 합리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1987년 폭처법(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10만원을 낸 적이 있다. '단순한 벌금 10만원을 낸 것을 왜 이번 공소장에 기재했느냐'며 검찰에 항의하니 '통상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6월 17일 새벽 0시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박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퇴근하던 박 변호사를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목에 상처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씨는 자신과 법적분쟁 중이던 '슬롯머신 대부' 정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정씨를 변호한 박 변호사를 해치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검찰에서 박 변호사가 수사 관계자에게 전화를 했다는 말을 듣고, 전화통화 자체가 전관예우라고 생각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 재판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열린다.